전국 전월세 거래가 소폭 증가했지만 시장 내부에선 ‘탈(脫) 아파트’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줄고 빌라 등 비아파트 거래가 급증하면서 임대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6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주택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국의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총 123만614건으로 작년 동기(119만9105건)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거래량은 작년 동월 대비 17% 감소했지만, 3월 거래량에서 작년 대비 17%가 늘어난 셈이다.
국토부가 매월 발표하는 주택통계의 전월세 거래량은 계약일이 아닌 신고일 기준 물량과 대법원의 확정일자 신고 물량을 합해 집계한 것이다.
다만 유형별로 올해 1∼5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52만8858건으로 작년 동기(56만9998건) 대비 7.2% 감소했다.
반면 연립·다세대·단독 등 비아파트 전월세는 작년 1∼5월 62만9107건에서 올해는 70만1756건으로 11.5% 증가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줄고, 빌라 등 비아파트 거래는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서울의 아파트는 작년 12만8051건에서 올해 11만9722건으로 6.5% 감소했다. 수도권 전체로도 35만448건에서 32만5641건으로 7.1% 줄었다.
특히 서울의 비아파트 전월세 거래는 24만4369건에서 올해 25만9853건으로 6.3%가 증가했다. 수도권은 44만2024건에서 478만8908건으로 8.3% 늘었다.
지방은 절대 거래량은 적지만 증감폭은 더 컸다. 지방 아파트 전월세 거래(21만9550건→20만3217건)가 7.4% 감소했지만 비아파트(18만7083건→22만2848건)는 19.1% 증가했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가 줄어든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건 감소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부동산114 기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임대아파트 제외)은 2024년 32만가구에서 지난해 23만8000가구, 올해는 17만5000가구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서울아파트는 2024년 2만4000가구, 지난해 3만2000가구, 올해 1만9000가구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 지난해 10·15대책 이후 매수자에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확대되면서 새로 임차인을 찾는 신규 전세 물건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5월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내놓은 매물도 토허구역내에선 실거주가 가능한 무주택자 위주로 매수가 이뤄지면서 집이 팔릴 때마다 전월세 매물은 사라지면서다.
아실 집계에 따르면 5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3만7551건으로 2년 전(4만3917건)과 비교해 14.5% 감소했다. 토허구역을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 작년 10·15대책 당일의 4만4055건에 비해선 14.8%가 줄었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전세자금대출 문턱을 높인 데다 작년 10·15대책으로 1주택자가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때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적용되는 등 돈 빌리기가 어렵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비아파트로 이탈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파트 전셋값은 계속해서 상승하는데 자금줄은 막히면서 ‘탈 아파트’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전세 평균 보증금은 6억5875만원으로 2년 전 동기간 5억5377만원 대비 19.1% 상승했다. 올해 신규로 전세를 얻은 임차인은 2년 전 전세금에 비해 1억원을 더 올려준 셈이다.
지난해 1∼5월 평균 6억1329만원에 비해서도 1년 새 4500만원(7.4%) 이상 올랐다.
월세 신규 계약도 2년 전에 평균 109만6000원(보증금 제외)을 냈다면 올해는 137만3000원으로 25% 상승했다.
반면 연립 다세대 등 전셋값은 아파트와 달리 2년 전과 큰 변동이 없다는 점도 빌라 시장 유입 요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 분석 결과 연립·다세대 신규 전세 평균 보증금은 2년 전인 2024년 평균 2억2800만원에서 2025년은 2억3591만원, 올해는 2억3764만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세 시장의 ‘공간적 전이’가 시작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하반기에 전세대출 보증 축소나 DSR 확대 등으로 전세대출을 더 옥죌 경우 비자발적 ‘탈 아파트’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 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며, 그게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세대출 축소를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