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용인 기흥·구리 등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단기적으로 주택시장 냉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출 규제 강화와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부담 확대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집값 상승에는 반도체 대기업 성과급 기대에 따른 선취매 수요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제외에 따른 프리미엄이 반영된 측면이 있는 만큼, 가격이 인근 지역 대비 과도하게 형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규제 이후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30일 국토교통부는 지난 29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화성시 동탄구와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밝혔다.
동탄구와 기흥구는 최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집값 상승 기대감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 등 교통 인프라 개선 호재로, 구리시는 서울과 인접한 역세권이라는 이점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6월22일 기준)까지 동탄구의 올해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1.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작년 같은 기간 0.09% 하락했던 구리시는 7.87% 올랐고, 지난해 동기간 변동률이 -0.29%였던 기흥구는 올해 6.21%를 기록했다.
투기적 매수를 차단해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주택시장 과열에 대응하고자 이들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추가 지정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규제지역 효력은 7월 1일부터 시작된다. 토허구역은 7월 5일부터 2027년 12월 31일까지 지정된다.
규제지역에서는 처분조건부 1주택자를 포함해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종전 70%에서 40%로 강화된다. 주담대 한도는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 6억원,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4억원, 25억원 초과 2억원으로 가격에 따라 차등화된다. 유주택자는 LTV 0%가 적용돼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규제가 매수 심리를 억제하고 거래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된 지역은 대출 규제 강화와 세제·청약 규제 등의 영향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단기적인 시장 냉각이 불가피할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 직후에는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면서 가격 상승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조정대상지역, 투기과열지구,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대출 규제 문턱이 높아지고,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부담이 커져 매수세는 주춤할 것”이라며 “단기간에 반도체 대기업의 성과급 기대에 대한 선취매(기대감에 미리 주식을 사들이는 행위) 수요가 미리 몰린 데다 토허제 제외 프리미엄이 작용해 가격이 주변 경쟁 지역보다 부풀려져 매수 희망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인접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와 수도권 중심의 전세시장 불안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지영 전문위원은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원, 용인, 안양시 등 인접 지역이나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그 규모는 향후 추가 규제 여부와 금융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규제는 최근 과열된 시장에 단기적인 브레이크를 거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가격 안정을 장기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공급 로드맵과 일관된 정책 신호가 함께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