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노조법 개정안 발의
"교섭의무 근거로 활용돼
오히려 안전의지 감소시켜"
원청 기업의 사용자성을 판단할 때 안전보건 조치 여부를 제외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건설사들이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현장에 깔아둔 안전 조치가 원청 사용자 인정 근거로 활용돼 안전 조치 의지를 감퇴시킨다는 지적이 일자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6월 20일자 A1·4면 보도
한국노총 출신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2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용자성 인정에 관한 규정에 안전보건 조치에 관한 사항은 제외한 것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개정 노조법 2·3조)은 사용자의 정의를 단순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를 넘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규정했다. 사용자로 인정될 수 있는 여지를 크게 열어둔 셈이다. 이 때문에 건설 현장에선 하청 근로자들에게 취한 안전 조치들이 사용자성 인정 근거로 활용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법을 준수하는 기업이 오히려 불이익을 입게 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울산 플랜트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를 대상으로 음주 단속을 시행했다가 울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원청이 안전보건 관리 규정을 하청 근로자에게도 적용해 작업 환경을 정하고 있다"며 "노조가 요구한 노동 안전보건 교섭 의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하청 업체가 위험성 평가, 작업계획, 보호구 착용 여부를 입력하고 원청이 확인하는 안전관리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했다가 하청 근로자의 작업 환경에 대해 지배력을 지녔다고 판단됐다.
국민의힘이 발의한 이번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이 노동계 요구를 받아들여 강행 처리한 법안인 만큼 당분간 개정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 같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민주당과 협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도 살아 있다.
[진영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