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유일 공공재건축 조합
"민간사업으로 전환" 공지
공동시행 LH는 "결정 검토"
"인센티브 적고 속도는 느려"
공공재건축 실효성 논란 커져서울 강남권에서 유일하게 공공재건축을 추진하던 신반포7차가 조합 주도의 민간 재건축으로 사업 방식 전환을 추진한다. 조합은 공공 방식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가 크지 않은 반면 사업속도는 느려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재건축 대표 사업장이 이탈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공공정비사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23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신반포7차 조합은 지난 15일 조합원들에게 민간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자는 내용의 공지를 보냈다. 조합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공공재건축을 추진해왔으나 담당 부처와 실무협의를 마쳐 별도 손해배상 없이 민간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조합은 올해 관련 총회를 열고 내년께 사업 방식을 공식 전환할 예정이다. LH는 조합의 공동시행 약정 해지 요청에 대해 조합이 총회를 통해 공동사업시행 약정 해지를 결정할 경우 검토하겠다고 회신했다. LH 측은 손해배상과 관련된 내용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신반포7차는 1980년 준공된 노후 아파트 단지다. 현재 3개 동 320가구 규모인 단지를 최고 49층 965가구로 탈바꿈하는 정비계획이 지난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신속통합기획 수권분과위원회를 통과했다. 강남권에서는 유일하게 공공재건축 방식으로 정비사업이 추진되던 단지다.
신반포7차 재건축은 2015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다 2022년 9월 LH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하는 공공재건축 약정서를 최초로 작성했다. 공공재건축은 LH나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등 공공기관이 정비사업에 참여하고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 대신, 늘어난 용적률의 일부를 공공임대 등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조합은 공공 방식으로 정비계획을 세웠지만 실질적인 공공 참여 인센티브가 크지 않고, 민간 방식으로 전환해도 심의를 다시 받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반포7차는 기존 320가구에서 965가구로 늘어나는 계획이어서 겉으로는 상당한 인센티브를 받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업구역에 한신상가가 포함돼 있다. 상가가 아파트 3개 동과 비슷한 규모의 토지를 차지하고 있어 가구 수 증가 효과가 크게 보이는 측면이 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민간 전환 추진이 정부가 강조해온 공공재개발·재건축이 서울 주요 지역의 주택 공급 방안으로 기능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민 갈등이 심하거나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공공 참여가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주요 입지에서는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9·7 부동산 대책에서 공공재개발·재건축 지원책을 담았다. 핵심은 법적 상한 용적률 완화였다. 재개발은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배에서 1.3배로, 재건축은 1.0배에서 1.3배로 높이는 내용이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이미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개발 방식이 다양하고, 공공 방식을 선택해도 늘어난 용적률의 상당 부분을 기부채납해야 한다. 주요 입지 사업장에서는 공공과 민간 방식의 용적률 인센티브 차이가 크지 않아 공공 방식을 선택할 유인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물론 주민 갈등이 심하거나 사업성이 낮아 자체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공공 참여가 사업을 진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지원이 있더라도 조합원 간 분쟁이 있거나 사업성이 낮은 곳이 아니면 공공정비사업을 굳이 선택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