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지수 5년전 ‘전세난’ 수준
월세수급지수 서울 5.1p 올라
매물 없어 갱신계약비율도 쑥
월세 상승률 3.4%…4배 뛰어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공급 부족 문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난이 심각했던 2021년 수준에 도달했고 월세 수급도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율을 점수화한 수치다.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매물을 내놓는 사람보다 구하려는 사람이 많음을 의미하며, 0에 가까우면 그 반대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6월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로, 이는 2021년 2월 셋째 주(122.8) 이후 약 5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2021년 당시는 전년 7월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시행 영향으로 신규 전세 매물이 사라지면서 전세가격이 크게 오른 시기였다.
올해 주간 전세수급지수는 올 3월 첫째 주(103.2) 이후 최근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과거 전세 수급지표가 크게 악화했던 2020년 하반기∼2021년 초 수준에 도달했다.
월세 수급도 악화 추세를 보인다. 월간 단위로 공표되는 월세수급지수는 지난 5월 서울이 114.8로 전월 대비 5.1포인트 올랐다. 올해 들어 월간 상승률이 대개 1포인트 내외였는데 5월 들어 급등했다.
2022∼2023년 착공 물량 감소가 시차를 두고 신규 입주물량 부족으로 이어지고 올해 다주택자들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전 보유 주택을 매도하면서 전월세 매물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올 2월 한국부동산원·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 공동주택 입주 물량은 2만7058가구다. 내년에는 1만7197가구로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임대차 매물 구하기가 어려워진 임차인들이 기존에 거주하던 주택에 대해 갱신계약을 선택하면서 전월세 시장에 풀릴 매물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5월 1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2만3180건) 중 갱신계약은 1만1366건(49.0%·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간 갱신계약 비율은 약 37%(3만6753건 중 1만3594건)였다.
올해 1월부터 누적치 기준으로도 서울 전월세 거래(10만5302건) 중 갱신계약 비율은 45.4%(4만7792건)로 지난해 동기(36.2%) 대비 9.2%포인트 확대됐다.
한 업계 전문가는 “임대차 계약 갱신율이 높다는 것은 매물이 없어 임차인들이 집을 옮기기 어려움을 나타낸다”며 “이는 전월세 신규 수요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이어 “공급 부족에 수요가 감소하는데도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전세 누적 상승률은 3.58%(한국부동산원)로 전년 동기간(0.60%)의 약 6배에 달했다. 월세 상승률은 3.37%로 작년 같은 기간(0.78%)의 약 4.3배였다.
문제는 올 하반기 서울에서 진행 중인 정비사업장의 이주로 인한 전월세 추가 급등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기존 주택이 철거로 멸실되는 동안 임시로 이주해야 하는 조합원들의 임차 수요가 대거 발생하기 때문이다.
송파구에서는 가락미륭(435가구), 잠실우성4차(555가구) 등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몇몇 재건축 단지들이 올 하반기 이주 예정이다. 양천구에서는 조만간 시공사를 선정하는 목동6단지(1368가구)에서 이르면 내년부터 이주를 시작하는 등 곳곳에서 정비사업에 따른 임차 수요가 차례로 나타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