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4월까지 주택취득자금 중
3.6조 증여·상속 통해 마련
4개월 만에 작년 연간 자금 절반 넘어
자산 이전 계층·비계층간 양극화 심화
대출 규제 강화로 부족해진 주택 매수액을 부모의 증여·상속자금이 채우는 모습이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국민의힘)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금조달계획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까지 주택 취득자금 가운데 증여·상속을 통해 마련된 자금은 약 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기간 주식·채권 등 금융자산 처분을 통해 조달된 자금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전체 증여·상속 자금이 약 6조50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불과 4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규모의 절반을 넘어섰다.
주택 마련에 쓰인 증여·상속 자금은 2022년 1조8000억원 수준까지 감소하다 2023년 정체국면을 거쳐 2024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증여·상속 자금규모는 2024년 약 3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데 이어 2025년에는 6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2년 만에 3.5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특히 서울의 상속·증여가 가파르게 늘었다. 서울의 상속·증여 자금은 2022년 8000억원 수준에서 2025년 약 4조4000억원까지 늘었다. 전국 대비 서울의 비율도 약 68%에 달한다. 증여·상속 자금의 상당부분이 수도권, 특히 핵심입지로 집중된 모습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양상이 지역쏠림을 넘어 자산축적 구조의 변화를 의미한다고 분석한다.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상속·증여 자금유입이 늘어나면서 주택구매의 전제조건이 ‘소득’이 아닌 ‘가족의 자산규모’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 마련에 쓰인 증여·상속 자금 증가의 원인으로는 고강도 대출규제가 지목된다. 대출을 통한 주택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상속·증여가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자산을 이전받을 수 있는 계층은 핵심입지에 진입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계층은 시장접근 자체가 어려워지는 구조가 고착화한다는 진단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주택 취득 변화가 자산 불평등을 더욱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부의 대물림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사회초년생·신혼부부·생애최초 주택구매 대출한도를 올리는 등의 대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