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와 품질경영 50년…'요진 DNA'이어간다
보육원 출신 최준명 맨손창업
일산서 초고층 와이시티 성공
디벨로퍼 명성 건설업계 각인
최은상 부회장 2세 경영체제
시공·개발·운영 하나로 묶고
사업 포트폴리오 한층 고도화요진건설산업(이하 요진건설)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1976년 자본금 600만원으로 출발한 요진건설은 반세기 동안 내실을 다지며 중견 건설사로 성장했다. 창립 50주년을 기점으로 최은상 부회장 체제를 본격화하고, 시공을 넘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호텔과 투자형 디벨로퍼 영역으로 보폭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1946년, 열세 살 소년이 "밥도 먹여주고 학교도 보내준다"는 말에 홀로 전남 영광을 떠나 서울 한남동 보육원 서울보화원을 찾았다. 가난한 형편에 학교에 다니기 위해 나선 길이었다. 이 소년이 훗날 요진건설을 일군 고(故) 최준명 회장이다.
최 회장은 16세에 원불교가 설립한 전북 익산의 중학교에 급사로 들어가 숙식을 해결하며 공부를 이어갔다.
건설업에 뛰어든 최 회장은 미군 발주 공사를 주력으로 하던 동성상공에 입사했다.
이곳에서 17년간 사원에서 전무까지 오르며 현장 감각을 익혔다. 그사이 한양대 건축공학과도 마쳤다.
최 회장은 '작지만 강한 회사'를 키우겠다는 목표로 1976년 자본금 600만원을 들여 요진산업을 창업했다. 그는 신용을 무엇보다 중시했다.
창업 초기 신생 기업이라는 이유로 외상 거래가 어려워지자 집을 팔아서라도 거래 대금을 지급했고, 외환위기(IMF) 당시에도 임직원 급여를 단 한 차례도 지연하지 않았다. 작은 신뢰가 다음 공사를 부르고, 그 평판이 성장의 자본이 되는 '이소성대(以小成大)'의 축적이었다.
시공 중심이던 요진건설은 IMF 이후 자체 주택사업에 나서며 체질 개선을 시도했다. 그 신호탄이 독자 브랜드 'Y-CITY'다. 2008년 사명을 요진건설산업으로 바꾼 것도 단순 시공사를 넘어 도시의 가능성을 기획하는 디벨로퍼로 진화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첫 시험대였던 아산 Y-CITY는 용지의 가능성을 확신한 최 회장의 결단으로 추진됐다.
이어 일산 Y-CITY는 요진건설을 한 단계 도약시킨 대표 프로젝트로 꼽힌다. 인허가까지 10년 넘게 걸린 용지를 주거·업무·판매·문화가 결합된 복합단지로 조성했다. 단지 안에는 라이프스타일 쇼핑센터 '벨라시타'를 함께 구축해 주거 공간을 넘어 새로운 생활 방식을 제안했다.
일산 Y-CITY는 주택 경기 침체로 초기 분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임직원들이 영업과 현장에서 직접 뛰며 상품 가치를 설득했고, 결국 완판에 성공했다. 일산 Y-CITY는 요진건설의 체급을 바꾼 계기가 됐다.
창업주가 남긴 50년의 유산은 최은상 부회장 체제에서 종합 부동산 파트너 모델로 고도화되고 있다.
최은상 체제의 핵심은 시공, 개발, 투자, 운영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부동산 경기 사이클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요진건설은 민간 도급사업 방식도 고도화하고 있다. 판교 비씨월드·파마리서치프로덕트 R&D 사옥은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수행했고, 청담동 동국제약 사옥은 IPD 방식으로 추진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투자형 도급사업과 공간 운영의 결합이다. 요진건설은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서울 구로를 운영하며 호텔 사업 노하우를 쌓았다. 이후 노후화한 이태원 캐피탈호텔을 인수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호텔인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으로 재탄생시켰다.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은 요진건설의 전 밸류체인 역량을 보여주는 상징적 프로젝트다. 요진건설은 노후 호텔 자산의 입지와 잠재력을 평가하고, 글로벌 브랜드 도입과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이태원의 새 랜드마크로 바꿨다. 단순 시공을 넘어 입지 분석, 상품 기획, 리모델링, 브랜드 도입, 운영 가치 창출까지 개발사업 전 과정을 아우른 사례로 평가된다.
성수동 무신사 캠퍼스 N1과 화성 월문리 물류센터도 단순 수주가 아니라 투자자이자 시공사로 참여한 사업이다.
요진건설은 한국보육원 운영, 요진어린이장학재단, 요진건설골프단 후원 등을 통해 인재를 키우겠다는 창업주의 신념도 이어가고 있다.
요진건설 관계자는 "최준명 회장의 50년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시간이었다면, 최은상 부회장이 이끄는 새로운 50년은 공간의 가치를 새롭게 정의하는 도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