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社 자체 트럭 19대 저지
제조사, 잠정 합의 결렬 유감
“수도권 12개 권역별 재협상”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전운련)의 수도권 지역 집단 운송 중단 사태가 이어진 가운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공사 현장으로 출하하려는 레미콘 제조사의 자체 차량을 전운련 조합원이 막아서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현장도 공사 일정 차질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지역에 사업장을 둔 덕원레미콘과 대왕레미콘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 현장에 직영 믹서트럭 각각 9대, 10대를 출하하려고 했으나 전운련 조합원들의 방해로 결국 무산됐다.
전운련은 두 업체 현장에서 승용차 이용해 레미콘 믹서트럭 이동을 막는 등 양측이 한때 대치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시공사 측은 이날 해당 레미콘 타설 계획을 포기했다.
전운련과 레미콘 제조사들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전운련 측이 운송비 잠정 인상안에 대해 조합원 투표 부결을 이유로 레미콘 제조사 측과의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데 이어 제조사 측도 다시 권역별 협상을 주장하고 나오면서 협상은 난항을 맞고 있다.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들은 이날 “전운련 측과의 통합 협상이 결렬된 만큼 앞으로는 12개 권역별로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놨다. 이어 전운련은 12일 재협상을 제안한 상태다. 레미콘 제조사 관계자는 “레미콘 운송 사업자들은 운송료 인상폭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통합 협상을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양측은 국토교통부 중재로 지난 9일 운송료 4200원(약 5.3%) 인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그러나 전운련 측이 10일 진행한 조합원 투표에서 이 안건은 찬성 30.6%, 반대 68.3%, 무효·기권 0.1%로 부결됐다. 이에 전운련은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레미콘 제조사 측은 “(전운련이) 투표 부결을 이유로 운송 거부를 철회하지 않고 재협상을 요구해 온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양측 협상 대표단이 공식적으로 도출한 합의안을 번복하는 것은 상호 신뢰 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제조사 측은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 일동은 즉각적인 운송 거부 철회를 촉구하며 운송 거부 철회가 없다면 더 이상 협상을 지속할 수 없음을 단호히 밝힌다”고 밝혔다.
양측의 견해차가 커지면서 일각에선 지난 8일부터 이어진 전운련 측의 수도권 집단 운송 거부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경제 6단체는 레미콘 운송노조의 집단 운송 거부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경제 6단체는 “레미콘은 건설산업의 핵심 자재로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주요 기간 시설 공정 중단이 불가피하다”며 “수도권에는 반도체 공장과 주택, 인프라스트럭처 등 국가 경제와 민생에 직결된 공사 현장이 집중돼 있어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국민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물가와 건설경기 침체로 관련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운송 거부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합리적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면서 “정부는 협상 재개를 지원하고 레미콘 공급 안정화와 현장 피해 최소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