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과급 위력…대표 셔세권 동탄 집값 급등
대장단지 '동탄역 롯데캐슬'
서울 주요지역보다 호가 높아
핀셋규제 지정 요건 충족하자
젊은 직장인들 더 공격적 매수
매도자들, 배액배상 감수하며
계약 파기 후 올려 내놓기도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역세권에 30억원 매물이 등장하며 아파트 가격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호재와 비규제 지역의 이점, 2030세대의 공격적 매수세가 연일 가격 상승 기대감을 키우는 것이다. 가파른 가격 상승에 일부 현장에서는 계약금 배액(배액배상)을 부담하고서라도 기존 거래를 해제한 뒤 호가를 높이려는 사례까지 나온다. "조만간 정부가 규제 지역을 지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매수 대기자들은 속을 태우고 있다.
11일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면적 103㎡가 최근 27억원에 매물로 올라왔다. 해당 아파트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과 수서고속철도(SRT)가 지나가는 동탄역과 지하로 이어진 초역세권 단지로, 동탄역 일대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같은 면적의 저층 매물도 25억5000만원과 26억원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아파트에서는 전용 129㎡ 고층 매물이 30억원에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30억원이라는 호가는 대형 평형임을 감안해도 서울 주요 지역과 비교해 높은 가격대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5억7120만원, 강남 11개 구 평균 매매가격은 19억5574만원이다.
동탄역 일대 일부 중대형 아파트 호가가 20억원대 후반에서 30억원 수준에 달하면서 서울 핵심 주거지와 맞먹는 가격대가 형성되고 있다. 경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6억92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동탄과 경기 평균 간 가격 격차도 크게 벌어진 상태다.
실거래가도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앞서 지난달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20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이른바 '국민평형'이 20억원을 돌파했다. 동탄역 일대 주요 단지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동탄역시범한화꿈에그린프레스티지 전용 101㎡는 지난달 31일 18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단지 전용 84㎡도 지난달 22일 16억원에 거래돼 최고가를 새로 썼다.
동탄이 관심을 모으는 배경에는 반도체 특수가 있다. 동탄은 삼성전자 화성·기흥 사업장과 가까운 대표 배후 주거지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성과급 기대감이 커지면서 구매력을 갖춘 직장인 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성과급 확대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종사자 사이에서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장 분위기는 매도자 우위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이 단기간에 뛰자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거듭 올리는 사례가 빈번해지는 것이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미 체결한 계약을 해제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계약금의 두 배를 돌려주는 배액배상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존 거래를 깨고 다시 매물을 내놓으려는 매도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동탄역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뛰다보니 계약을 깨고 다시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꽤 나오고 있다"면서 "부동산을 찾는 신혼부부들이 규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을 자주 묻는다. 규제 지역이 되면 대출 문제나 입주 조건이 들어가 '살 거면 빨리 사자'는 기류"라고 귀띔했다.
실제 시장에서는 정부가 동탄구를 겨냥한 핀셋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규제 시행 전에 매수하려는 수요와 추가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매도 심리가 맞물리면서 호가가 더 빠르게 뛰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법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주택 가격 상승률이 해당 지역 물가 상승률의 1.3배를 넘으면 조정대상지역, 1.5배를 넘으면 투기과열지구 지정 검토 대상이 된다.
동탄구의 최근 3개월 누적 상승률은 6.31%로, 경기 소비자물가 상승률(1.38%)의 약 4.6배에 달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임직원의 성과급 수요도 거론되지만, 최근 동탄 집값 급등의 가장 큰 배경은 '비규제 지역'이라는 점"이라며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하고 갭투자도 가능한 만큼 실수요에 더해 투자 수요까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