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세, 한국에만 있는 사금융
남 돈으로 투기하는것 막자"
신용·담보대출 축소 시사
"오래 보유했다고 혜택 주나"
장기보유특별공제 손질할듯
吳 "전세소멸은 정책 참사"이재명 대통령이 8일 "(과거) 전세대출을 많이 해준 것이 집값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며 "남의 돈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는 것은 막자. 신용대출·담보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세는 특이하게 대한민국에만 있는 일종의 사금융인데 지금 사라져가는 추세"라며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전세대출과 관련해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융당국이 우선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 강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전세가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 정상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 매물 감소 원인에 대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끝내고 그 기간 안에 팔라고 해서 (다주택자들이) 많이 팔았다"며 "원래 세를 주던 건데 팔았으니 전세 물량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래서 전세가 폭등이 온 것은 아니다"며 "무주택자가 그 집에 들어가 살기 위해 산 것이라 수요가 그만큼 줄었다"고 말했다.
전세가 상승도 정상화 과정의 일부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세 상승률 통계를 보면 체감되게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통계적으로 그렇게 대폭등한 것은 아니다. 정상화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1월 1일~6월 1일) 서울 전세 누적 상승률은 3.77%로 작년 같은 기간(0.65%)의 약 6배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이 전세대출 옥죄기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이 우선 규제 대상으로 거론된다. 비거주 1주택자의 신규 전세대출 보증을 막거나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을 불허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 결과를 두고 부동산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가격은 서울의 주요 의제이며 선거의 상수"라며 "부동산 가격으로 선거에 (미친 영향은) 나쁜 영향보다는 좋은 영향이 차라리 더 많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 많이 사 모아도 부담이 별로 없다"며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 상향 조정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 이런 것들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한다"며 "투기용으로 가진 것을 (집주인들이) 내놓으면 엄청난 공급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현재 세제 개선 연구용역과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는데, 다음달 발표될 세제 개편안에 보유세 강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고가 1주택과 다주택자가 증세 대상이 될 전망이며, 비거주 1주택자는 공제 조건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이 이날 회견에서 "오래 보유했다고 왜 혜택을 주나"라고 직격한 장기보유특별공제에 대해서도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주택 공급 대책에 관해서는 "임대를 싸게, 좋은 곳에, 평범한 중산층이 충분히 살 수 있는 좋은 품질의 것으로 공급하려 한다"며 "속도를 빨리 내서 조만간 정리해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이 대통령의 전세시장 관련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세 소멸은 어떤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며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초래한 뼈아픈 결과이자 서민 주거 안정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정책 참사"라고 지적했다.
[오수현 기자 / 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