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내 주택자금조달계획서 분석
단독·다가구 대출 의존도 아파트보다 높아
“대출 상환 부담·보증금 미반환 대책 필요”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약 5년 사이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단독·다가구주택의 대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상승으로 집주인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질 경우 다가구주택 세입자의 전세보증금 반환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오 의원실(진보당)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 내 주택매매 자금조달계획서’에 따르면,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모든 주택 거래에 대한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된 2020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개인의 서울 단독·다가구 매입 과정에서 금융기관 대출액은 총 7조2633억원으로 집계됐다. 동기간 자기자금은 13조8946억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자기자금 대비 금융기관 대출 비율은 52.3%로, 이는 같은 기간 아파트(35.7%)와 연립·다세대(28.2%)보다 높은 수준이다. 자기자금 1억원을 투입할 때 단독·다가구는 평균 5230만원가량을 금융기관 대출로 조달했다는 의미다.
연도별로는 금리 인상기였던 2022년 단독·다가구의 대출 의존도가 78.1%까지 치솟았다. 2020년 56.2%, 2021년 60.8%에서 급등한 뒤 2023년 53.6%, 2024년 44.7%, 2025년 33.8%, 올해 23.5%로 낮아졌지만 전체 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절대 규모는 아파트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매입 과정에서 투입된 자기자금은 총 171조5368억원, 금융기관 대출은 61조1875억원이었다. 연립·다세대는 자기자금 20조2474억원, 금융기관 대출 5조7026억원으로 조사됐다.
아파트는 자기자금 대비 금융기관 대출 비율은 2020년 27.9%에서 2021년 23.2%, 2022년 24.3%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38.8%, 2025년 39.5%, 2026년 40.8%로 점차 높아졌다. 고금리와 대출 규제 속에서도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실수요자의 차입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연립·다세대는 2020년 28.1%, 2021년 28.6%, 2022년 31.5%, 2023년 37.9%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20%대로 낮아졌다. 전세사기 여파와 비아파트 시장 침체로 거래 자체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단독·다가구 유형에는 고급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원룸형 다가구 임대주택도 포함된다. 다가구주택은 집주인 1명이 건물 전체를 소유하고 여러 세입자에게 전월세를 놓는 방식이 많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 대출과 세입자 보증금을 함께 활용해 매입·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금리가 오르면 집주인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이를 월세 전환이나 전세가격 상승 형태로 임차인에게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연립·다세대 역시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구조가 적지 않고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거래와 가격 회복이 더딘 만큼 금리 상승 시 시장 위축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강화로 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가격 상승 흐름까지 겹치고 있어 금리 인상 시 서민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은 2024년 하반기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포인트 인하한 뒤 현재 연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윤종오 의원은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 및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 확대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고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