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부족하고 임대료 오르고
서울 주택 전월세값 동반 급등
빌라 등 非아파트까지 번져
“규제 완화 등 공급 정상화를”
서울 전세불안이 아파트를 넘어 빌라·다세대·연립 등 비(非)아파트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양상이다.
전세 물건 부족, 임대료 상승 ‘2중고’에 서민·청년층 주거 진입 통로 역할을 해온 비아파트 공급마저 줄어드는 추세여서 주거시장 불안감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6% 올랐다. 이는 2015년 9월(0.67%)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이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면서 실수요자 부담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임차수요가 월세로 몰리자 월세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3% 상승하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전월세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공급 감소가 지목된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다세대주택 인허가 실적은 2021년 4월 7387가구에서 같은 해 12월 2만3628가구까지 증가하며 일정 수준의 공급 물량을 유지했다. 그러나 2022년 들어 다세대주택 인허가 실적은 1월 1333가구를 기록한 데 이어 2023년 1월에는 364가구로, 2024년 1월 245가구로 줄어들었다.
오피스텔 공급도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올해 서울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1700실(부동산R114)수준으로 2021년(2만1108실) 대비 약 92% 급감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통상 비아파트 시장은 전세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2022년 전세사기 이후 임차인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면서 “전세사기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공급자들이 신규 사업을 포기하거나 착공을 미루면서 공급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상황에 정부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26일 주택 공급 촉진 대책을 통해 도심 내 신속 공급이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급을 확대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비아파트 1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건축 설계 규제를 완화하고 일부 금융지원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 대책을 두고 한 시장 전문가는 “단순히 몇 만 가구 공급이라는 숫자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공급자인 사업자와 임대인들이 당장 시장에 공급할 유인이 되는 금융과 세제 혜택 강화가 필요하다”면서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사실상 아파트와 함께 주택으로 묶이며 유사한 수준의 대출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현행에서는 공급 촉진이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비아파트에 대한 주택수 제외, 대출 규제 완화 등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최근 실거주 의무 강화와 매물 잠김 현상 등으로 아파트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지금 시장은 단순히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주택시장 수급 균형축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극적인 규제완화 등으로 비아파트 공급 정상화 없이는 서민 주거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