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아파트 공급 확대
공급 속도 느린 아파트 대신
빌라 등 비아파트 11만가구
규제완화로 공급 대폭 늘려
빌라도 최대 6층까지 허용
오피스·지산센터 주택 전환도정부가 민간 사업자의 주택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제도 손질과 자금 지원 확대에 나선다. 역세권 도시형생활주택은 최대 699가구까지 지을 수 있게 되고, 연립·다세대 주택 층수 제한도 최대 6층으로 높아진다.
국토교통부는 비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기금대출 확대도 병행해 사업자들이 전체 건축비의 약 60% 수준을 연 3%대 중반의 정책금융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및 착공 지연 해소 방안을 발표했다.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실 비주거시설 전환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수도권에 4만1000가구, 2030년까지 총 11만가구 규모의 비아파트를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국토부의 이번 방침은 지난 22일 2년간 수도권 규제지역에 매입임대 주택 6만6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공공이 직접 주택을 매입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안을 밝힌 데 더해, 이날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민간 공급 정상화를 위한 후속 대책까지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물량은 32만3000가구에 달한다. 이 가운데 평균보다 1년 이상 착공이 늦어진 물량만 10만가구(서울 6만7000가구·경기 규제지역 3만3000가구) 규모다. 2년 이상 착공이 늦어진 경우는 서울 지역 4만3000가구, 경기 규제지역 2만3000가구에 달한다.
이에 이번 대책은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와 기관별 법령 해석 차이, PF자금조달 애로 해소에 방점이 찍혔다. 수도권 도시형생활주택 공급은 2012년 7만4000가구 수준이었지만 PF위기와 공사비 상승, 사업성 악화 등으로 최근 연 5000~7000가구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에 300가구 미만만 공급할 수 있는 현행 제도를 손질해 앞으로는 역세권의 경우 700가구 미만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준주거·상업·공업 지역에서는 최대 500가구 미만 공급이 가능하다.
나아가 층수 제한도 완화했다. 지금까지 도시형생활주택 형태의 연립·다세대 주택은 최대 5층까지 건축할 수 있었지만 6층까지로 허용된다. 일조권 규제도 일부 완화돼, 건축물 높이 10~17m 구간에서 정북 방향 이격거리를 5m로 통일해 계단식 설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앞서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전환하는 데 가장 걸림돌로 꼽혔던 주차 문제도 손본다. 현재는 지방자치단체 조례대로 법정 주차대수 기준의 20~50% 수준만 완화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최대 70%까지 완화할 수 있다. 지자체별·지역별 여건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해 최종 판단은 지자체에 맡기되,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의 부담을 줄여 공급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150가구 이상 공급 시 경로당·어린이집·주민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도록 했던 의무도 손질해 반경 300m 이내에 유사시설이 있는 경우 면제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국토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사업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을 대폭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자 대출 한도는 전용 60㎡ 이하 기준 기존 7000만원에서 1억1000만원으로 확대되고, 금리는 연 3.4% 수준으로 낮아진다. 전용 60~85㎡ 구간 역시 최대 1억2000만원까지, 금리 3.6% 수준으로 지원한다. 비아파트 전용 PF보증과 분양보증도 신설된다. PF보증은 자기자본 요건을 완화하고 보증료를 최대 45%까지 할인해준다. 오피스텔 특성을 반영한 별도 분양보증 심사 기준도 마련한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기존에는 전용 60㎡ 초과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민간 사업자 지원이 사실상 제한적이었지만, 앞으로는 85㎡ 이하까지 지원 범위를 넓혀 민간 공급 활성화를 유도할 계획"이라면서 "전체 건축비의 60%가량을 연 3%대 중반 수준의 저리 정책 금융으로 조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자대출 재원을 기존 주택도시기금 기금운용계획 내에서 조달하고, 필요 시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프로그램 예산을 최대 20% 범위 내 증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F보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기존 보증 재원을 활용해 공급할 계획이다.
나아가 국토부는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한국디벨로퍼협회와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전담 창구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상시 접수하고, 관계 부처와 협의를 거쳐 맞춤형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HUG와 주택도시기금 간 규정 해석 차이처럼 즉시 해결 가능한 사안은 관계 기관 협의를 통해 바로 유권해석을 내린다. 법령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별도 제도 개선 과제로 관리할 방침이다.
장 정책관은 "공공 신축매입 약정 물량 확대는 공공이 선도적으로 공급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고, 공공만으로는 속도나 물량 측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 있는 만큼, 근본적으로는 민간 비아파트 시장이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면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활성화를 통해 청년층이 선호하는 오피스텔과 원룸형 아파트뿐 아니라 단지형 다세대·연립주택 공급도 함께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이탁 국토부 1차관은 27일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사업자들과의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