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보다 ‘라이프스타일’ 추구
고령 자산가 “갈 곳 없어”
실버타운 시장 규모
2023년 3조원→2030년 8조원
대형건설사도 시장 진입 잰걸음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의 보유 순자산 규모는 4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돌봄 이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원하는 시니어 자산가들을 위한 주거공간은 태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을 보유한 초고자산가는 1만1000명, 이들의 자산만 1411조원이다. 100억~300억원 사이의 고자산가는 3만2000명이다. 이들 두 그룹이 한국 부자 자산의 절반 이상을 쥐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의 자산은 고령층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가구의 순자산은 전체 가구 평균을 최초로 상회했다. 같은 시기 12억 초과 고가주택 중 54.2%를 60세 이상 고령층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자산가의 선호주거 형태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건강 관리와 사회적 관계, 문화적 자극이 고령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돌봄’을 최우선으로 했던 기존 시니어시설보다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
시니어 레지던스 입주 대기자 수천명
고령 자산가의 주거비 지불 능력에 비해 선호 주거공간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7월 발표한 노인복지시설 현황을 보면 ‘시니어 타운’으로 불리는 노인복지주택은 전국 43개소로, 입소 정원은 9231명에 불과했다.
시니어 레지던스의 공급 부족에 따른 입주 경쟁도 치열하다. KB골든라이프케어가 공급한 ‘위례빌리지’의 경우 정원 125명에 대기자만 2500명에 이른다. 도심형 시니어 레지던스 ‘더클래식500’은 보증금 10억원에 월 수백만원의 이용료에도 입주 대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고급형 시니어 레지던스의 공급도 잇따른다. 서울 용산 한남동에서는 ‘소요한남 by 파르나스’가 공급 중이다. 지하 5층~지상 7층, 연면적 약 1만6000㎡ 111가구 규모다. 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았다.
소요한남 by 파르나스 관계자는 “고자산가 시니어 세대의 수요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이를 충족할 수 있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살던 곳에서 편안하게 노후를 맞이하려는 ‘지역사회 계속거주(AIP, Aging in Place)를 실현하고자 하는 시니어 세대가 늘어나면서 한남동 내 시니어 레지던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도심형 프라이빗 시니어 타운 ‘더 클래식 500’과 시니어 라이프케어 서비스 모델 개발·운영 협약을 맺고, 고급형 시니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더 클래식 500은 프라이빗 시니어타운으로 도심형 복합문화 주거 공간과 호텔식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시니어 대상 주거·라이프케어 서비스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전문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 노하우를 제공할 예정이다.
한 시니어주택업계 관계자는 “국내 실버타운 시장 규모는 2023년 3조원에서 2030년 8조원으로 3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IPARK현대산업개발 ‘파크로쉬 서울원’, 롯데건설 ‘VL르웨스트’ 등 대형 건설·금융사들이 고급형 시니어 주거시장 진입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지 않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