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률 넉달 만에 최고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된 뒤
메이플자이 등 매물 반토막
서초 롯데캐슬클래식 120㎡
한달새 3억 올라 37억에 거래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전 시장에 나왔던 절세 매물이 증발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신고가 거래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7월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 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3주(18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먼저 송파구의 매매가격지수는 0.38% 상승했는데 전주(0.35%)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서초구도 0.26%로 전주(0.17%)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고, 강남구 역시 0.20%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세제 압박으로 늘어났던 매물이 빠르게 흡수되면서 거래 가격과 호가가 동반 상승한 결과로 해석된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까지 이어졌던 가격 조정 압력이 완화되고, 매물 잠김 현상까지 겹치며 상승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6만3227건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6만8495건 대비 5268건(7.69%) 줄었다.
서울 25개 전 자치구 모두 매물이 줄어든 가운데 서초구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서초구 매물은 같은 기간 8579건에서 7402건으로 1177건(13.72%) 감소했다.
특히 대단지 위주로 매물 잠김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초구 메이플자이 매매 매물은 지난 9일 434건에서 이날 240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역시 같은 기간 1013건에서 544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고, 송파구 헬리오시티 매물도 747건에서 558건으로 줄었다.
서울 아파트 매물 수가 줄어들며 다주택자 절세 매물이 집중됐던 강남 3구에선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서초구 롯데캐슬클래식 전용면적 120㎡는 지난 8일 37억원에 거래되며 손바뀜했다. 지난달 17일 34억원보다 한 달 만에 3억원 오른 가격에 계약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강남구 일원동 가람아파트 전용 75㎡도 지난 12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특히 한강벨트 핵심 입지 중 하나인 성동구의 서울숲푸르지오 1차 전용 59㎡는 지난 4일 20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해당 면적에서 첫 20억원대를 기록했다. 같은 단지 전용 84㎡도 이틀 뒤인 지난 6일 2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소화된 후 일부 주요 단지의 호가와 거래 가격이 지난해 말~올해 초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KB부동산에 따르면 압구정현대 6·7차는 다주택자 양도세 관련 급매가 쏟아지던 2~4월 시세 하위 평균이 71억원 선까지 내려갔지만, 현재 74억원 선까지 회복되며 지난해 말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수석연구원은 "대출 규제나 세제 효과로 가격을 묶어두는 효과는 3개월에서 6개월로, 지속 시간이 길지 않다"면서 "현재 서울 아파트 가격은 사실상 올해 1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온 상태고, 가격 상방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남 3구와 한강벨트 외에도 서울 중하위 지역에서 키 맞추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상승률 상위 지역이 강북권과 외곽 지역에 집중되면서다. 종암·길음동 대단지 위주로 아파트 가격이 오른 성북구가 0.49%로 서울 전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대문구(0.46%), 강북구·관악구(각 0.45%), 광진구·강서구(각 0.43%)가 뒤를 이었다.
전주 대비 상승폭이 가장 크게 확대된 곳은 관악구였다. 봉천·신림동 주요 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이어진 관악구는 전주 0.20%에서 이번 주 0.45%로 0.25%포인트 뛰었다. 이어 광진구가 0.27%에서 0.43%로 0.16%포인트, 도봉구가 0.24%에서 0.37%로 0.13%포인트 확대됐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고 대출 접근성이 양호한 지역을 중심으로 무주택 실수요와 신혼부부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양극화가 아닌 가격 키 맞추기 흐름에 가깝다"며 "서울 중하위 지역의 거래와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 이들 지역 매도자들이 일부 대출과 기타 자산을 활용해 15억~20억원대 서울 중위권·한강벨트 지역으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외곽 상승세와 맞물려 경기 남부 핵심 지역으로 상승세가 확산되고 있다.
[박소은 기자 /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