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5구역 사업비 규모만 1조5000억
현대건설, 핵심 특화 상품 ‘올인원’ 포함
DL이앤씨, 공사 기간 10개월 단축 포부
“시공사 선정까지 영향 미치기는 어려워”
서울 강남구 압구정5구역 수주전이 한창이 와중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삼성역 공사 구간 철근 누락 사태가 발생하면서 향후 시공사 선정 향방에 영향을 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주거 환경의 안전 문제는 입주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자칫 해당 우려가 제기될 경우 조합원들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 재건축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현대건설과 DL이앤씨가 경쟁입찰을 벌이는 구역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이미 수주한 2구역을 비롯해 3·5구역까지 ‘압구정 현대’의 상징성에 기반을 두며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였다.
현대건설은 최근 조합에 하이엔드 특화 비용을 총 공사비에 포함하는 내용 등을 담은 사업 조건을 제안하기도 했다. 제로월(ZERO WALL) 240도 광폭 파노라마 조망, 17m 하이 필로티, 순환형 커뮤니티 ‘서 써클 420’, 로보틱스 특화 등 핵심 특화 상품과 별도 부담 항목 비용 1927억원을 총 공사비 1조4960억원에 ‘올인원’으로 포함했다.
조합이 향후 별도 부담해야 하는 대안설계 인허가 비용, 공사비 검증 비용, 커뮤니티 집기·비품 및 초기 운영비용 등도 반영해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DL이앤씨는 압구정 재건축 중 5구역에만 참여했으며 사업지의 입지와 사업 구조, 조합원 요구에 맞춘 특화 설계와 조건에 초점을 맞춰왔다. 재건축 공사 기간을 57개월로 줄여 전체 사업비를 절감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공사 기간 10개월을 단축해 가구당 1억원의 혜택이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DL이엔씨 측의 설명이다.
압구정 한양 1·2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압구정5구역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이 완료되면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규모로 공동주택 1397가구가 들어선다.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1조4960억원 수준이다.
특히 압구정5구역의 경우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과 함께 고급 주거지의 상징으로 꼽혀 왔다. 서울 최대 하이엔드 재건축 단지 중 하나로 평가받는 만큼 압구정은 물론 서울 강남권 전체의 랜드마크 경쟁을 상징하는 사업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변수는 올해 전 구간 연결을 목표로 종합 험 운행 중인 GTX-A노선 삼성역 구간에서 발생한 시공 오류다. GTX-A 노선 삼성역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승강장 기둥에 주철근 2열이 시공돼야 하는데 1열만 시공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설계상 기둥 80본 중 50본이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감리사에 대한 벌점 부과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현행 건설기술 진흥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요 구조부를 설계와 다르게 시공해 보수·보강이 필요하게 만들거나 설계 확인 후 조처를 하지 않아 시공 후 주요 구조부의 설계 변경 사유가 발생한 경우 벌점 2점 부과 사유가 된다.
벌점이 누적되면 공공공사 참여 제한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삼성역 철근 누락 이슈를 두고 단순 시공 문제를 넘어 압구정5구역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에 대한 신뢰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상징성이 큰 사업지인 만큼 조합원들도 유독 신중한 태도를 보여 안전 문제가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사실상 제안 조건 등 여러 안건이 걸려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났다고 해서 의사결정이 바뀌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큰 영향은 없는 것 같기도 하다”며 “중대재해나 부실 공사 이슈가 있어도 해당 건설사들이 이후에 다시 잘 나가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타깝지만 조합원들 입장에서는 ‘그런 일이 있었으니 이번에는 더 잘 짓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감이 작용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