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달라 같이 추진 어렵다"
상가 뺀 정비계획, 구청 제출
단지 상가 소유주들은 '발칵'
목동8·여의도 진주도 제외
곳곳서 상가 공실 갈등 커져재건축 사업에서 상가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려 사업 초기부터 상가를 배제했음에도 뒤늦게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더불어 공사비가 치솟는 상황에서 일부 상가 소유주들은 재건축 후 아파트 입주권을 요구하고 있어,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1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송파구의 '올림픽선수기자촌' 내 올림픽프라자상가 소유주 일부는 송파구청에 "상가를 제외하고 아파트만 재건축하는 건 단지의 상징성과 구조를 훼손하는 것"이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보냈다. 현재 공람이 진행 중인 정비계획안에는 상가가 빠졌다.
대지면적이 2만495㎡ 규모인 올림픽프라자상가는 용적률과 건폐율이 낮아 2019년 아파트와 별도로 상가 재건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소유주 동의율 확보에 실패해 현재 상가 소유주는 상가 단독 재건축을 원하는 곳과 아파트와 통합 재건축을 원하는 곳으로 쪼개졌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재건축은 애초에 올림픽프라자상가를 빼고 추진됐지만, 뒤늦게 상가 측 일부가 합류를 원하는 상황이다.
올림픽선수기자촌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상가는 지분이 아파트와 완전히 분리돼 있고, 아파트 소유주들은 상가와 같이 재건축을 추진하면 사업이 진행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번에 문제를 제기한 분들이 상가 대표단도 아닌 만큼 아파트 소유주들은 상가를 뺀 재건축 추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최고 45층 9218가구로 재건축되는데 이 정도 대규모 재건축에서 상가를 빼고 재건축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가 소유주와 아파트 소유주 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아예 상가를 빼버리고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양천구 '목동 8단지'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말 상가를 제척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상가 소유주에게 아파트 입주권을 어떻게 부여할지를 두고 갈등이 반복되자 상가를 없애는 방식으로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판단이다. 갈등의 핵심엔 아파트 입주권이 있다. 최근 상가 인기의 하락으로 아파트 소유주뿐만 아니라 상가 소유주도 아파트 입주권을 원하고 있어서다. 이 경우 아파트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일반분양 물량이 상가 소유주에게 가는 만큼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상가 소유주는 애초부터 재건축 이후 아파트 입주권을 노리고 지분 쪼개기를 통해 적은 평형을 갖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서초구의 '래미안 원베일리'와 강동구의 '올림픽파크포레온' 등 강남권 신축 대단지도 상가 공실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상가 소유주와 재건축을 추진하되 상가를 최소화하거나 짓지 않기로 결정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상가 소유주와 협의해 상가를 짓지 않기로 해도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남아 있다. 바로 상가를 아파트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권리가액 산정 비율을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지다. 보통 상가는 감정가가 낮아 아파트 입주권을 받으려면 권리가액 산정 비율을 낮춰야 한다. 하지만 재건축의 사업성에 영향을 주는 사안이라 원만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