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유엔 AI 허브 유치에 총력”
서울투자공사 등 공공이 개발 책임
오세훈, 국제업무기능 훼손 우려
“정부 코드 맞추기 1만가구 철회해야”
서울시장 선거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99년 장기 임대 방식으로 개발하고 ‘유엔(UN) 인공지능(AI) 허브’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주택 공급 물량을 둘러싼 정 후보의 입장을 두고 “용산을 닭장 아파트촌, 과밀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맞섰다.
정 후보는 8일 용산국제업무특구 공약을 발표했다. 핵심은 글로벌 AI 거버넌스의 거점인 ‘유엔 AI 허브’ 유치다. 이를 통해 용산을 AI, 로보틱스, 바이오, K-방산, 디지털 금융 등 5대 핵심 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UN AI 허브는 정부가 국제노동기구(ILO), 세계보건기구(WHO) 등 6개 주요 UN기구와 협력의향서를 체결하고 유치를 추진 중인 프로젝트다. 정 후보는 용산이 UN AI 허브의 최적지라고 판단하고 정부와 보조를 맞춰 유치전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원오 “AI·로보틱스·바이오·K방산·디지털 금융 등 5대 핵심 산업 중심지로 육성”
세부 실행 방안도 제시했다. 1단계로 법인세 감면, 비자 특례, 규제 특례가 적용되는 강소연구개발특구 지정을 추진한다. AI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와 스타트업을 용산에 모은다. 2단계로 글로벌 벤처캐피털을 유치한다. 3단계로 용산을 AI 특화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다는 계획이다.
개발 방식은 전면 수정을 예고했다. 정 후보는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99년 장기임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공유지 매각을 지양하는 정부 기조와 맞닿아 있다. 정 후보는 개발권만 매각해 1조원 재원을 마련하고, 장기 임대료 수입과 자산가치 상승효과를 얻겠다는 설명이다.
서울투자공사(가칭) 설립도 추진한다. 기존 서울투자진흥재단을 확대 개편해 용산 개발의 컨트롤타워로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정 후보는 공공과 민간이 함께 움직이되 최종 책임은 공공이 지는 구조를 강조했다.
용산리츠도 내놨다. 서울시가 토지를 현물로 출자하고 시민이 투자자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땅을 보유하면서 시민은 건물 운영 수익을 나눠 갖는 구조인데, 정 후보 측은 이를 두고 “도시 성장과 시민 복지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주택 공급 물량에 대해 정 후보는 “1만 가구냐 8000가구냐는 조정해야 할 문제”라며 “토지주인 정부와 시행을 맡은 SH, 서울시가 긴밀히 협의하면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용산 1만 가구, 서울 마지막 성장판을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키는 것”
오세훈 후보는 정 후보의 주택 공급 물량에 대한 입장을 문제 삼았다. 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천만 시민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세대가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달린 서울의 마지막 성장판”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택과 기업, 녹지, 문화·예술 공간이 한데 어우러진 ‘서울의 얼굴’ 역할을 해야할 전략적 요충지”라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주택 물량 확대가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성격을 바꿀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당초 국토부와 심혈을 기울여 논의한 최적 주택 공급량은 6000가구”라며 “서울의 주택 공급 사정을 감안해 협의한 8000가구가 마지노선인데 여기서 순식간에 2000가구를 늘린 정 후보에게 ‘어떻게’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동일 면적에 2000가구를 더 지으면 기존 ‘국평’ 평형 주택은 더 좁아진다”고 했다. 이어 “1만 가구 공급 시 절반은 오피스텔로 채워진다는 예측이 이미 나왔다. 녹지 기준을 맞추려면 임대주택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기반시설과 사업 지연 문제도 제기했다. 오 후보는 공원, 교통, 주차장, 상하수도 시설을 모두 다시 따져야 한다고 봤다. 늘어나는 자가용 통행량과 대중교통·주차 수요도 거론했다.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수립하면 2년이 걸린다는 주장도 폈다. 무엇보다 학교를 어디에 지을지에 대한 해법이 없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 후보는 “도시계획의 기본마저 망각한 용산 1만호 발표에 정 후보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복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