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KB 매매지수
상승폭 달라 주간통계 제각각
평균 매매가격 2억까지 벌어져
KB는 호가·기대 반영하고
부동산원은 실거래 중심 산정
시세 민감한 실수요자 대혼란주택시장을 진단하는 공공과 민간기관 간 통계 격차가 최근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비슷한 기간에 수만 개 표본을 토대로 시세와 호가를 조사했지만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결과가 제각각이다. 시장의 방향성을 판단하는 가늠자가 돼야 할 통계가 엇갈리며 아파트 매수·매도를 고민하는 실수요자의 혼란도 커지는 모습이다.
5일 매일경제가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동일 기준(2026년 2월 2일=100)으로 재산정해 추세를 살핀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두 지표 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2월 둘째주 0.1 수준에 불과했던 두 지수 간 격차는 3월 첫째주(0.613)와 둘째주(1.048)에 이어 4월 첫째주(1.591) 둘째주(1.691) 셋째주(1.768) 넷째주(1.841) 등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격차도 0.75 수준까지 벌어졌다.
실제로 두 조사기관이 발표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차이를 보였다. 올해 3월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1218만원, KB부동산은 15억3765만원이다. 격차가 2억2547만원에 달한다.
기관마다 통계가 제각각인 것은 조사 방식이 다른 이유가 크다. KB부동산은 공인중개업소가 입력한 거래 가능 가격과 시세를 기반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전국 협력 공인중개사 1만5000명이 입력하는 가격을 토대로 지역 담당자가 검증한 후 가격을 확정한다. 실거래가에 호가를 반영해 가격을 입력하는 방식이어서 시장 기대와 호가가 빠르게 반영되는 '선행지표' 성격을 띤다.
반면 한국부동산원은 조사원이 직접 시세를 산정한다. 실거래 사례를 중심으로 매물 정보와 중개업소 의견 등을 종합 반영해 적정 가격을 책정한다. 따라서 거래가 발생한 이후 가격을 반영하는 '후행지표' 성격이 강하다.
권대중 한성대 석좌교수는 "거래를 마친 뒤 30일 이내에 신고하다 보니 실거래를 반영하는 한국부동산원과 호가를 적용하는 KB부동산의 시점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시장에서는 KB부동산 지수가 더 높고 하락할 때는 더 낮게 나타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세 산정 방식에 더해 표본수 차이도 두드러진다. KB부동산은 전국 기준 표본 7만1413가구에 대해 247개 시군구(아파트 기준)를 조사한다. 한국부동산원은 전국 3만3500가구가 표본이고 시 78개, 군 31개, 구(아파트 기준) 108개를 대상으로 지수를 산출한다. 또 한국부동산원은 곱셈 기반으로 대푯값을 구하는 기하평균을, KB부동산은 덧셈 기반으로 대푯값을 구하는 산술평균 방식을 사용하는 것도 차이점이다. 단 두 곳의 조사 기간은 직전주 화요일부터 해당주 월요일로 같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제한된 시장에서 지수 차이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매물이 적은 상황에서 실거래 기반 지수는 움직임이 둔해지는 반면 현장에서는 일부 거래와 호가 상승을 중심으로 가격이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괴리가 더 크게 나타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서울은 거래량이 제한된 상태에서도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한 일부 자치구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 기대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게다가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국토교통부에 신고된 실거래가가 약 한 달 전 약정된 가격인 점도 통계 작성에 어려움을 더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공공지표를 기준으로 시장 안정 여부를 판단하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상승 압력이 누적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박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