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복합도시 모델 벤치마킹
교통·상업·녹지 집약 설계
2033년 광천권역 대전환
광주권 랜드마크 기대감
도시경쟁력 강화 시험대
도쿄 도심 한복판, 빌딩 숲 사이로 거대한 녹지 공간이 펼쳐졌다. 잔디밭에선 아이들이 뛰놀고, 직장인들은 벤치와 계단에 앉아 점심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초고층 업무시설과 쇼핑몰, 호텔, 주거시설이 빽빽하게 들어선 복합단지였지만 첫인상은 ‘상업시설’보다 ‘도심 속 공원’에 가까웠다.
지난 24일 찾은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힐스와 토라노몬힐스는 광주신세계가 추진 중인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의 핵심 벤치마킹 대상지다. 두 곳 모두 상업시설을 넘어 교통·업무·주거·문화·휴식을 한데 묶은 ‘도시형 복합개발’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공간은 단순한 대형 쇼핑몰과는 분명히 달랐다. 건물과 건물 사이마다 조경이 가꿔진 광장과 녹지, 수공간이 배치됐고, 시민들은 이곳을 쇼핑을 위한 목적지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머무는 생활 공간처럼 활용하고 있었다.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생활 플랫폼이 형성된 모습이었다.
아자부다이힐스는 일본 최고 높이인 330m 규모의 모리JP타워를 중심으로 상업시설과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의료센터, 국제학교를 갖춘 초대형 복합도시다. 부지 면적은 1만9330평, 연면적은 26만700평에 달하며 고층화를 통해 확보한 공간을 녹지와 보행공간으로 돌려준 것이 특징이다.
토라노몬힐스 역시 총 4개 동 규모의 복합단지로 업무·주거·호텔·상업·교통 기능을 집약했다. 지하로 도로가 지나가고 상부에 건물과 보행공간을 연결하는 입체적 토지 활용 방식으로 도심 공간 효율을 극대화했다.
도쿄 복합개발의 핵심은 ‘머무는 도시’였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떠나는 공간이 아니라 이동과 소비, 휴식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체류 시간이 길어지도록 설계됐다. 쇼핑몰 안에 공원과 광장, 문화시설, 식음공간을 배치해 방문객의 동선 자체가 소비와 여가로 이어지는 구조였다.
광주신세계가 추진하는 광천터미널 복합화사업도 이러한 방향을 지향한다. 광주버스터미널 일대 10만9000㎡ 부지에 총사업비 3조원을 투입해 백화점과 터미널, 호텔, 공연장, 업무시설, 주거·의료·교육시설 등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다. 2033년 완공이 목표다.
사업이 완료되면 광천권역은 단순 교통 거점에서 벗어나 쇼핑과 문화, 업무, 휴식 기능이 결합된 복합생활권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노후한 버스터미널은 현대화하고, 지상 공간에는 녹지와 체류형 상업시설을 배치해 시민들이 머무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전남광주통합시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광천권역의 전략적 가치도 커지고 있다. 광주와 전남을 연결하는 대표 교통 관문인 광천터미널에 상업·문화·업무 기능이 더해질 경우, 광주 서부권을 넘어 통합시 전체의 핵심 중심축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대규모 복합개발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광주 도심과 조화를 이루는 교통 체계 구축, 기존 상권과의 연계 전략, 지역 수요에 맞는 콘텐츠 구성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시설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광주형 복합도시’로 정착할 수 있는 운영 전략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광주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벤치마킹을 통해 확인한 글로벌 복합개발 사례를 바탕으로 광주만의 특성과 수요에 맞는 미래형 복합도시를 구현할 계획”이라며 “광천터미널 일대를 광주와 전남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일상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