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2035년까지 1.2만가구 공급
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지역 상향 허용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주택공약 차별화
오 시장 “규제 완화로 민간 공급 유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중산층 고령자를 겨냥한 시니어주택을 2035년까지 1만2000가구 공급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대규모 주택 공급과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등에 이어 고령자 주거를 더해 주택 공급 정책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도시계획 규제 완화로 민간 참여를 유도하는 서울시 방식이 여당의 공공주도형 공급과 다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식사부터 건강, 여가관리까지 지원하는 시니어주택을 2035년까지 1만2000가구 공급한다는 내용의 ‘서울형 시니어주택 공급 촉진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내놓은 ‘2040년까지 8000가구’ 공급 계획을 5년 앞당기고 물량은 1.5배로 늘렸다.
오 시장은 “2031년까지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31만호를 공급하고, 그 중 8만7000가구를 순증 물량으로 확보하겠다는 게 큰 틀의 주택 공급 목표”라며 “청년주택을 포함한 여러 형태의 공급책에 더해 어르신 주거 형태 중 노인복지주택과 안심주택이 마지막 퍼즐”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용적률 혜택과 공공기여 완화 등 규제를 풀어 민간 개발을 끌어낼 수 있는 사업 여건을 만드는 데 있다. 고가 실버타운과 공공임대 사이에 놓인 중산층 고령자의 주거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고가의 실버타운 위주로 편제된 시니어주택 시장에서 서울의 중산층 어르신들이 사실상 선택지가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그 공백을 메우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 시니어주택을 지을 때 무장애 설계 등을 적용하면 조례상 용적률의 최대 10% 범위에서 인센티브를 준다. 2단계 이상의 용도지역 상향도 허용한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 등으로 용도지역이 바뀌면 용적률 자체가 높아지는 만큼 상당한 수준의 규제 완화로 볼 수 있다.
또 역세권 내 노인복지주택이나 장기일반민간임대 시니어주택을 일정 비율 이상 도입하면 공공기여를 기존보다 최대 20% 완화한다.
토지매입비는 최대 100억원까지 융자하고, 건설자금 이자는 최대 240억원까지 지원한다. 주변 시세의 95%까지 임대료로 인정해 사업성을 보완한다.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시니어주택을 넣는 경우 법 상한 범위에서 용적률 최대 200% 인센티브와 최대 30m까지 높이 완화도 적용한다.
공공부지도 활용한다. 시는 개화산역 공영주차장, 서초소방학교 등 공공토지에 2031년까지 노인복지주택 약 800가구를 공급한다. 강남차병원 부지 등 사전협상 대상지에는 의료시설과 연계한 노인복지주택 2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공공의 역할도 있지만 목표를 채우려면 민간 사업자의 참여가 핵심이라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오 시장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주택 공약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저희는 항상 시장 수요를 촉진시키고 유도하는 형태의 정책을 구성한다”며 “민주당 쪽은 공공이 주도하는 형태의 정책을 구상하는 것으로 큰 틀에서 대비된다”고 말했다.
시니어 주택의 가격을 낮추는 방식도 사업성을 보완하는 쪽에 방점을 뒀다. 시가 65세 이상 무주택 어르신에게는 보증금 최대 6000만원을 무이자로 지원하고 공공부지도 활용하기로 했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시장경제 질서를 완전히 무시하고 무작정 많은 할인이나 저가 공급을 약속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계획”이라며 “금융 혜택과 용적률·높이제한 완화 같은 행정적 인센티브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낮출 수 있도록 사업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공공이 금융·행정 지원을 제공하는 만큼 민간 사업자도 이에 상응해 입주자가 감당 가능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다.
오 시장은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개념도 강조했다. 그는 “내 집에서가 아니라 살던 동네에서 나이 들어간다는 의미로 커뮤니티가 중요하다”며 “평소 친하게 지내던 이웃 사이에서 돌봄과 의료, 여가가 이어지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시는 어르신 주택 1만 가구 집수리도 지원한다.
오 시장은 “행정은 도시계획 인센티브로 길을 열고, 기업은 생활지원에서 여가·건강관리까지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관협력 시니어 주거 생태계를 만들겠다”며 “나이 들어간다는 게 두려움이 아닌 기대가 되는 도시, 노후가 삶의 끝이 아닌 품위의 완성이 되는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