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매물 흡수율 ‘한강벨트 36.9% vs 핵심 4구 16.6%’
양천구, 새 매물 10건 중 5.4건 소화…서초구는 0.7건
대출·실거주 규제가 강남권 매수 차단 ‘보유세 개편 촉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 소화 속도의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매물 출회를 통한 수급 해소를 겨냥한 정부 정책이 한강벨트에서는 거래로 이어지고 있지만 대출과 실거주 규제가 겹친 강남권에서는 매물만 쌓이는 흐름이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교차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한강벨트 7개 구(성동·마포·광진·영등포·동작·양천·강동구)의 매물 흡수율은 36.9%를 기록했다. 강남·서초·송파·용산 등 핵심 4구(16.6%)의 2.2배에 달하는 수치다. 2월에도 격차는 2.1배(한강벨트 24.9%·핵심 4구 11.7%)였으나 3월 들어 더 벌어졌다.
‘매물 흡수율’은 해당 월 시장에 새로 유입된 매물 중 실제 거래로 소화된 비율이다. 월말 매물 재고 변동분에는 그달 팔려 나간 물량이 이미 빠져 있으므로 여기에 거래 건수를 더해 신규 유입 매물을 역산하고, 이렇게 산출한 신규 유입 매물 수 대비 거래 건수의 비율을 계산한 값이다.
2월 한 달간 두 권역에 새로 올라온 매물량은 약 5500~5600건으로 비슷했으나, 실제 체결된 거래는 한강벨트가 2배 이상 많았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온도 차는 더 뚜렷하다. 3월 흡수율 상위 5개 구 중 4곳이 한강벨트 지역이었다. 양천구가 54.4%로 가장 높았고 영등포(50.7%), 마포(46.3%), 동작(44%) 순으로 뒤를 이었다. 양천구는 새 매물 10건 중 5.4건이 당월에 곧바로 거래된 셈이다.
반면 강남구의 3월 흡수율은 13.7%에 머물렀고, 서초구는 7.3%로 분석 대상 11개 구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초구는 2월(7.5%)보다도 소폭 하락하며 매물 적체가 심화하는 양상이다.
두 권역의 격차는 가격대와 규제 구조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강벨트 구축 아파트는 중위 가격이 10억~13억원대에 형성돼 있어 대출 규제의 영향권을 비교적 비껴간 실수요층이 매물을 받아내고 있다. 반면 30억~40억원대에 달하는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는 매수자가 30억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야 진입할 수 있어 금융 규제와 실거주 의무가 거래를 가로막는 구조다.
기존에 쌓여 있던 매물이 팔리는 속도를 보여주는 재고 회전율에서도 한강벨트의 우위가 확인됐다. 3월 기준 한강벨트의 회전율은 7.22%로 핵심 4구(2.31%)보다 3.1배 높았다. 한강벨트에서는 매물이 빠르게 소화되는 반면 강남권은 소진이 더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20일 기준 매물 재고는 3월 말 대비 소폭 감소(한강벨트 -4.3%, 강남3구 -1.2%)했으나 1월 말과 비교하면 여전히 40% 안팎으로 매물이 쌓여 있는 상태다. 양 전문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 등으로 공급 물량은 늘었지만 대출·실거주 규제가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며 “5월 9일 이후 정부의 보유세 개편이나 추가 규제 시그널 여부에 따라 다주택자들이 매물 소진에 나설지, 매물을 회수한 뒤 장기 보유로 선회할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