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후반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같은 지역 재개발 사업장의 명암이 갈렸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2구역의 경우 18년 만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아 사업의 ‘9부 능선’을 넘었지만, 북아현 3구역의 경우 조합장이 공백인 상태인데다가 조합 내부 갈등이 극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북아현 2구역 재개발은 지난 23일 서대문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획득했다. 북아현 재개발 조합은 지난 23일 조합원들에게 “서대문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득하였다”면서 “향후 이주 및 철거는 금융기관 선정 및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 등 절차 이후 진행될 예정이며, 이주시기는 추후 별도로 안내드리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지 18년 만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으며 사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관리처분계획 인가는 정비사업의 9부 능선으로 불린다. 이 단계를 지나면 사업의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고 지자체 인허가 부담으로부터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북아현 2구역의 경우 2009년 조합설립인가와 사업시행인가를 모두 받았지만, 이후 구역 내 성당과의 갈등과 조합 내 1+1 분양 문제 등으로 사업이 표류했었다.
특히 최근에는 1+1 분양 문제가 대법원까지 가며 사업의 발목을 잡았다. 앞서 1+1 분양 예정이던 북아현 2구역 조합원 일부는 1+1 분양이 취소된 것에 반발하며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조합은 1+1 분양을 진행하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방식의 분양을 하지 않기로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은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서대문구청 역시 조합에 ‘1+1 분양을 전제로 관리처분계획을 보완하라’는 입장이었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 분위기가 바뀐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대문구청은 이번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내주면서도, 공사 착공 전까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2주택을 포함한 분양신청을 접수받고 관리처분변경계획 인가를 신청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1+1 분양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북아현 2구역 조합은 향후 총회를 열어 1+1 분양을 진행할지를 두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은 북아현동 일대 12만4270㎡를 재개발해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 2320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사업이다. 시공사는 삼성물산과 DL이앤씨 컨소시엄이다.
반면 북아현 2구역보다 1년 먼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북아현 3구역의 경우 사업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당시 절차적 문제로 서대문구청과 갈등을 겪었는데, 이 과정에서 조합 내부의 의견도 심하게 갈렸다. 특히 조합원 수만 2000명을 넘는 대규모 사업장인 만큼 파벌도 여러 개로 나뉘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북아현 3구역의 경우 지난 1월 조합장의 사퇴로, 조합장이 비어있는데 이 자리에 전문조합관리인을 앉힐 지 결정하는 임시총회를 지난 25일 열었다. 북아현 3구역 재개발은 북아현동 일대 26만3100㎡에 총 5310가구를 짓는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시공사는 GS건설과 롯데건설의 컨소시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