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강북 집값 온도차
용산 3주 만에 다시 하락세
강남3구는 8주째 마이너스
15억 이하 중저가엔 실수요
강서·강북 등 집값 더 올라
경기 광명도 상승폭 두배로
전월세 품귀, 외곽 집값 자극다음달 7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서울 집값이 상급지와 중저가 지역으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용산구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는 매물 출회로 약세를 보이는 반면,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몰린 강북권과 수도권은 실수요가 붙으며 전고점 회복이 빨라지는 모습이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0%로 전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주 서울 집값은 4년 만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시행을 앞두고 상급지 매물 출회와 외곽 지역의 실수요 유입이 팽팽하게 맞서며 당분간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용산구(-0.04%)는 지난주 보합세를 깨고 3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3구도 지난 2월 넷째 주 이후 8주째 하락세를 지속 중이다.
강남구(-0.06%)와 서초구(-0.06%)는 전주와 같거나 유사한 낙폭을 보였고, 송파구(-0.01%)도 하락권에 머물렀다. 반면 15억원 이하 수요가 몰린 서울 강북 지역과 수도권 외곽은 오름폭이 오히려 커졌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서울 중위 지역 매도자들이 성동·동작·마포 등 한강벨트 급매물 매수에 나서면서 가격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며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강북권 등 서울 중하위 지역 역시 임차인들의 매수 전환이 꾸준해 당분간 키 맞추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비강남권 주요 아파트값은 전고점에 바짝 다가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강서구 평균 아파트값은 10억2122만원으로 2021년 전고점(10억3084만원)의 99% 수준까지 회복했다. 구로구·은평구·성북구 평균 아파트값도 2021년 전고점의 97%까지 올랐다. 관악구와 중랑구는 평균 아파트값이 전고점의 95%에 이르렀다.
노원구도 전고점의 91%를 기록했다. 서대문구·동대문구·종로구·영등포구는 올 들어 작년 말 대비 전고점의 102%를 기록하며 이미 새 고점을 찍었다.
실제 현장에서는 지난 1분기 1억~2억원씩 뛰며 손바뀜이 일어났다. 영등포구 영등포푸르지오 전용면적 78㎡는 올해 1월 14억7500만원(15층)에 거래됐지만, 3월엔 16억8000만원(16층)에 거래되며 두 달 새 2억500만원 올랐다.
성북구 래미안길음1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12억3500만원(17층)의 신고가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지난 1월 10억7000만원(18층)에서 1억65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특히 경기 광명시는 지난주 0.22%에서 이번주 0.42%로 오름폭이 두 배 가까이 커지며 수도권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남 수정구(0.29%)와 구리시(0.28%)도 대단지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
전월세 품귀가 매매 수요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엔 '더 오르기 전에 사자'는 공포 매수(패닉 바잉)였다면, 지금은 임대 매물 급감에 가격까지 뛰자 '어쩔 수 없으니 사자'는 생존 매수에 가깝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0.17% 뛰며 지난해 2월 이후 62주째 상승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수요자가 전월세 시장에 머물며 매매 시장을 지켜볼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의 '비자발적 매수'도 서울 외곽 집값을 끌어올린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혜진 기자 / 임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