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서만 95건 쏟아져
송파·용산도 매물 증가세
복합요인 맞물렸단 해석도
수도권 외곽 등 조정폭 클듯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동안 잠잠하던 매물이 다시 늘어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를 통한 ‘수요 억제·공급 확대’ 국면이 시작됐다는 반응과 대출 규제 강화 효과를 섣불리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4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일 하루에만 서울 아파트 매물은 전날 대비 550건 늘었다. 25개 자치구 중 18곳에서 매물이 늘었고 7곳은 감소했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95건으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어 강동구 62건, 송파구 46건, 용산구 38건, 노원구 25건 순으로 집계됐다. 매물 증가세는 서초, 송파, 용산 등 고가 주택 시장에서 두드러졌는데, 시장에서는 거래보다 먼저 매물이 움직이는 전형적인 조정 초기 국면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지난 1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가 다주택자·임대사업자의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불허하고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강화하는 등 부동산금융 전반을 강하게 조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데 따라 시장 전반의 심리적 위축과 매물 증가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대출 규제뿐만 아니라 양도세와 갈아타기 수요 등 복합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의견도 나온다. 즉각적인 대출 규제 영향으로 해석하기는 무리라는 판단이다. 실제 강남·용산 등 중상급지에서는 갈아타기 수요가 막판에 집중되며 매물이 늘어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오는 5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시점을 앞당기려는 물량도 함께 출회되고 있다.
용산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대출 규제보다는 5월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더 크게 반응하고 있다”며 “대출 규제에 따른 즉각적인 변화는 아직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다주택자는 월세를 반전세나 전세로 전환해 보증금을 활용해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수요 억제와 매물 증가가 맞물리며 부동산가격 조정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강남3구와 용산 등 핵심지는 자산가 중심 시장이 유지되면서 하락폭이 제한되는 반면 수도권 외곽과 중저가 지역은 매물 증가와 수요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며 조정 폭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매수자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매도자 간 가격 경쟁이 확산될 경우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조정국면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매물만 증가하면 가격 조정 압력이 불가피하고 양도세 유예 종료 시점인 5월 전후가 단기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