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 신청 67% 급증
아파트값 0.06%→0.12%로
서초·송파구 하락폭 줄었지만
강남구 집값 더 벌어져 온도차
동작·용산구 등 서울 한강벨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다. 그간 쌓였던 급매가 차례로 소화된 영향이다. 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에선 하락폭이 줄어 보합세에 가까워졌다. 더불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사실상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저점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5월 10일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면서부터는 다시 서울 아파트가 상승세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2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3월 다섯째 주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4%로 집계됐다. 5주 연속 이어지던 하락세를 마감했다. 동작구 아파트 가격 상승률도 0.04%로 하락 전환 후 2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강남권을 비롯해 서울 곳곳에서 급매 물량이 소화되며 매수 심리가 개선된 영향이다. 새올 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내 토지거래신청 건수는 8673건으로 전월(5194건)보다 67%나 늘었다.
급매 위주 거래 속에서 신고가도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 ‘현대맨숀’ 전용면적 180㎡는 지난달 24일 41억999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한 달 새 2억원가량 가격이 올랐다. 동작구 ‘신동아리버파크’ 전용 84㎡도 지난달 23일 16억2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권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보합세에 가까워졌다. 서초구 아파트의 가격 변동률은 -0.09%에서 -0.02%로, 송파구는 -0.07%에서 -0.01%로 낙폭이 줄며 사실상 보합권에 진입했다. 송파구를 중심으로 급매 매수 대기자들이 차례로 거래를 체결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곳에서는 기존 최고가보다 수억 원 낮아진 가격의 매물이 빠르게 소진됐다. 다만 강남구의 경우 하락 폭이 –0.22%로 전주보다 강해졌다.
송파구의 지난 3월 토지거래신청 건수는 573건으로 전월(253건)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초구 역시 같은 기간 토지거래신청 건수가 124건에서 285건으로 2배 넘게 늘었다.
특히 강남구의 토지거래신청 증가율이 서울 자치구 중 가장 가팔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강남구의 신청 건수는 지난 2월 135건에서 지난달 385건으로 185% 늘었다. 같은 기간 서울의 평균 신청 건수 증가율은 67%로 강남구의 증가율이 3배 가까이 높았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 가격이 바닥을 찍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격 하락을 불러온 급매가 점점 줄어들며, 다시 상승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분석된다. 기존에는 정부의 압박으로 다주택자와 고령층 1주택자가 급매물을 내놔 전반적인 가격 하락이 이어졌지만, 급매가 소화되면서 매물이 쌓이는 속도가 확 줄었다.
실제로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12일 정부가 다주택자의 중과세 유예를 폐지하며 매도를 위한 퇴로를 열어줬을 땐 하루 만에 서울 아파트 매물이 1388건이나 증가했다. 반면 지난 1일 정부가 다주택자 아파트 대출의 만기 연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을 땐 하루 동안 373건만 늘어나는 데 그쳤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정부가 사업자 대출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대출 등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우회로로 여겨지는 대출까지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다”며 “이에 따라 송파구발 급매 거래 강세 현상이 강남구의 하락 폭 둔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도강과 성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의 경우 전주보다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도봉구의 상승률은 0.15%로 전주(0.03%)보다 5배 수준이 됐다. 강서·성북구(0.27%)의 경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외곽 지역의 경우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밀집돼 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어 실수요자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외곽 지역에 지하철 역과 거리가 멀더라도, 가격이 더 싼 10억원 이하 아파트의 관심도 크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저점을 찍고 5월 이후부터는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아, 다시 집주인이 거둬들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매물이 감소해 가격이 상승한다는 논리다. 정부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시작하고 대출까지 제한했지만, 이들 매물은 현금 부자가 아니면 사실상 매수하기 어려워 거래가 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설명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정부의 압박에 급매물을 던질 사람들은 다 던졌고, 현금 부자들이 소화를 마쳤다”면서 “지금 남은 매물들은 ‘팔면 좋고, 안 팔리면 어쩔 수 없고’의 매물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서울 외곽 지역에서도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보니 매매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심리 저항선이 뚫리게 되면 강북 아파트 가격도 6억원 대출이 가능한 15억원까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