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후 상업용 건물 5만1000동
가치 업그레이드 위한 재건축 움직임
개포동역 인근 개포빌딩 등 알짜건물
일반 PF 대신 프로젝트 리츠 방식 도입
공시·감독 강화로 투명·안정성 높여
집합상가 재건축의 새 해법 될 가능성
서울에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노후화된 상가 건물은 한둘이 아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에서 30년 이상 된 상업용 건축물은 모두 5만1000동으로 전체 상업용 건물(13만6000동)의 37.2%를 차지한다.
하지만 노후 상가를 재건축 하는 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파트 재건축과 관련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꽤 정교한 체계를 갖춘 반면, 상가 재건축을 담당하는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상대적으로 빈약하기 때문이다. 개발업계에 따르면 상가 재건축에 관한 집합건물법 규정은 결의요건과 매도청구 조건, 재건축에 관한 합의 정도만 정의하고 있다. 그동안 상가 재건축에서 법적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지 못했던 큰 이유다.
최근 상가 재건축 과정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프로젝트 리츠’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눈길을 끈다. 상가 재건축의 고질점으로 꼽히던 사업 투명성과 재정 안정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개포동 소재 ‘개포빌딩’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프로젝트 리츠를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개포동역(수인분당선 ) 역세권에 위치한 7층짜리 건물이 재건축이 끝나면 지하5층~지상20층으로 탈바꿈한다. 1층부터 6층까지는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 7층 이상은 오피스텔 91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추진위는 이 사업을 진행하면서 일반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신 프로젝트 리츠 방식을 들고 나왔다. 해당 사업에는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와 부동산 신탁사들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리츠는 개발 단계부터 준공, 해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하나의 리츠 구조 안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새로운 부동산 개발 플랫폼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부동산투자회사법 등을 개정해 프로젝트 리츠 제도를 도입했다.
프로젝트리츠와 일반 PF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업 투명성과 안정성이다. 사업 시작 전 국토교통부에 설립 신고를 거쳐야 할 뿐만 아니라, 분기별 투자보고서 제출 등 공시 의무도 엄격하다.
특히 위탁사인 자산관리회사(AMC)가 금융위원회의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사업 모든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자금 운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하므로 일반 PF 사업보다 신뢰도가 월등히 높다는 평가다.
또한 대출차입 한도 역시 자기자본의 일정 배수로 제한되는 등 PF와 비교해 재무구조 규제가 상대적으로 엄격하다. 사업 안정성을 위해 프로젝트 리츠 위탁사인 자산관리회사(AMC)가 현금출자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개포빌딩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아파트와 달리 상가 재건축은 사업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높다”며 “프로젝트 리츠가 이같은 측면에서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개발업계에선 개포빌딩의 이같은 도전을 눈여겨 보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프로젝트 리츠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았는데 집합상가 재건축 등에서 효과가 있다면 자리잡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