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 쏟아지는 강남3구·용산
다주택자·고령자 매물 급증에
강남 토허제 신청 한달새 2배
집값 하락폭도 3년여만에 최대
5월 양도세 중과 부활 후에도
보유세 강화 등 추가압박 예고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한이 임박하면서 서울 핵심지에서 급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한강 벨트에서는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한 달 새 두 배 가까이 폭증했고 특히 압구정과 용산 등지에서는 최고가 대비 10억~30억원 하락한 실거래가 잇달아 신고되는 중이다. 정부의 보유세 인상 시그널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하방 압력이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26일 새올전자민원창구에 따르면 3월 서울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는 전날까지 총 6842건으로 집계됐다. 2월(5194건) 대비 31.7% 늘어난 수치로 남은 기한을 고려하면 3월 증가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3구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신청이 집중됐다. 강남구는 전달 대비 117% 늘어난 293건의 신청이 접수되며 서울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뒤이어 송파구가 79.1% 증가한 453건, 성동구는 71.7% 늘어난 158건을 기록했다.
토지거래허가 신청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양도세 중과 유예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급매물이 계속 출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8897건으로 3월 초 대비 9.8% 증가했다. 3월 초 9000건대였던 강남구 매물은 이날 기준 1만1183건으로 20%의 증가율을 보인다. 이어 서초구(17.9%)와 강동구(17.1%), 성동구(14.2%) 등 핵심지에서 매물이 집중적으로 늘어났다.
집을 내놓은 다주택자들의 조급함도 커지고 있다. 다주택자가 중과를 면제받으려면 오는 5월 9일까지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계약금 수령 사실이 확인돼야 한다. 정식 계약 체결에 필요한 토지거래 허가에는 최대 15일이 소요되는 만큼 적어도 4월 중순까지는 거래가 성사돼야 한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미 2억원가량 낮춘 가격에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데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일부 매수자들은 여전히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급매물 위주 거래가 이어지면서 하락 거래도 속출하는 중이다. 국내 대표 부촌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직전 최고가 대비 30억원 하락한 거래가 연달아 신고됐다. 지난달 21일 압구정현대 2차 전용면적 196㎡는 직전 최고가 거래(127억원) 대비 30억원 떨어진 97억원에 계약됐다.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전용 140㎡ 역시 지난 16일 3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1월 체결된 최고가(49억원) 대비 10억3000만원(21%) 빠진 가격이다. 송파구에서는 지난 7일 잠실엘스 전용 119㎡가 38억원에 계약이 신고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 1월까지 46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날 강동구에선 래미안힐스테이트고덕 전용 59㎡가 약 30% 하락한 13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실거래 내림세는 주간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3월 넷째주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을 중심으로 하락폭이 -0.13%에서 -0.17%로 확대됐다. 이는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 침체를 겪던 2023년 1월 이후 최근3년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급매물 출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에도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개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뉴욕·도쿄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보유세 현황 보도를 공유하며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라고 적었다. 대통령이 보유세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박재영 기자 / 이용안 기자 / 박소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