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동작도 집값 하락 전환
강남발 조정 한강변으로 확산
서울 25개구 중 7곳 마이너스
매물 계속 쌓이며 하방압력 커
자양동 빌라 공시가 99% 급등
재건축 목동7단지도 56% ↑
稅부담 급등 집주인 부글부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7주 연속 둔화하며 하락세가 짙어지고 있다. 그간 상승세가 강하던 성동구와 동작구마저 하락 전환하며 서울 25개 자치구 중 총 7개 구에서 아파트값이 전주 대비 하락했다. 반면 한강벨트 등 재건축·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은 많게는 2배까지 폭등해 최근 시세 하락과 세금 폭등이라는 이중고를 맞은 집주인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3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5%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성동구(0.06%→-0.01%)와 동작구(0.00%→-0.01%)가 이번 주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강남권에서 시작된 가격 조정 흐름이 한강벨트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한강변 지역의 하락 전환을 지난해 급등에 따른 조정 과정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서울 내 12억원 초과 공동주택의 65%가 강남 3구와 용산구에 집중될 만큼 그간 고가 아파트 쏠림 현상이 심화했던 만큼 이들 상급지부터 본격적인 가격 조정이 시작되는 양상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강남3구와 한강벨트는 전년도에만 15~20%씩 오른 지역이라 지금 시점에 하락 전환하는 것도 사실 늦은 감이 있다”며 “조정을 받아도 이상할 게 없는 지역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부의 세금 압박이 시작되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진 것이 트리거가 됐다”며 “다만 하락폭 자체가 아직은 미미해 추세 전환을 단정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북권도 노원구(0.14%)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기세가 꺾였다. 그간 서울 집값 상승을 떠받치던 경기 지역도 분위기가 변하고 있다. 안양 동안구(0.40%)와 광명시(0.25%) 등 서울 접근성이 좋은 남부 지역은 여전히 0.2~0.3%대의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주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화성시와 수원 영통구 등은 상승폭이 둔화하며 오름세가 한풀 꺾이는 양상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강남권 상급지로 갈아타려는 1주택 실수요자들의 매도 움직임에 다주택자 매물까지 겹치며 매물 적체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과거에는 강남이 오르면 외곽으로 확산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각개전투 양상”이라며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로 인해 시세차익 욕구가 커진 점이 가격 조정의 원인”이라고 짚었다.
매매가격은 내린 반면 지난 18일부터 조회가 가능해진 올해 공시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 시내 주요 재건축 소유자들과 한강변 재개발 빌라 등의 집주인들은 부글부글 하고 있다.
양천구 목동 7단지 전용 53.88㎡는 공시가격이 작년 9억8900만원에서 올해 15억4200만원으로 55.9% 뛰었고, 광진구 자양4동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구역 내 한 빌라는 공시가격이 3억5800만원에서 7억1100만원으로 1년 새 98.6% 폭등했다.
“시세 이상으로 정비구역 공시가가 오른 것 같다”는 정비구역 집주인들 항변에 부동산원 관계자는 “우선 공시가는 올해 1월 1일 시세를 기준으로 산정해 2, 3월 변동분은 반영이 되지 않아 체감 차이가 존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가격은 전년도 상승분을 반영하는 지표인 만큼 최근의 시세 하락과는 시차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재건축 단지는 조합 설립 이후 거래가 끊기기 마련이지만 기대 가치는 계속 상승한다”며 “헌 집이 30억원이더라도 몇 년 뒤 새 아파트가 돼서 70억원이 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치가 시세에 반영된 것이며 이를 ‘개발 성숙도’ 차원에서 공시가에 녹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팀장도 “정부와 서울시의 정비사업 활성화 기조로 인해 구축 재건축 아파트들의 몸값이 높아졌고 신축 프리미엄이 구축 단지 공시가에도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세부담이 현실화하며 은퇴한 고령 1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퇴로 찾기로 분주하다. 박 위원은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아파트만 보유하고 현금 흐름이 부족한 ‘캐시푸어’ 세대가 보유세 증액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5월 9일 양도세 중과세 복원 전까지 매물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4월 초까지가 시장의 향방을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