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토지임대부 분양 특공
162가구 모집에 1만명 몰려
과거 노무현·이명박 정권 때 추진됐으나 실패했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67.9대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성공적 결과를 거뒀다. 온전히 건물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한계로 과거 정부 땐 수요가 저조했지만 최근 집값과 분양가가 너무 뛰면서 청년층 인식이 바뀐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따르면 지난 12~13일 이틀간 마곡지구 17단지 특별공급 청약을 진행한 결과, 전체 162가구 모집에 1만998명이 지원하면서 평균 경쟁률이 67.9대1로 집계됐다.
2023년 진행한 사전 청약 경쟁률 53대1보다도 높다. 특히 전용면적 59㎡ '청년' 유형은 30가구 공급에 4937명이 몰리면서 164.6대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토지는 갖지 못하고 건물만 갖는 형태가 불안정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그리 좋지 않은 편이었다. 이번에 분양된 마곡지구 17단지는 14년 만에 분양되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다. 마곡지구 17단지에 많은 청약통장이 몰린 것은 최근 형성된 높은 분양가와 아파트 매매가격을 고려하면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인식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마곡지구 17단지 전용 59㎡는 분양가(최고가 기준) 약 3억4000만원에 토지 임대료 월 66만3900원, 전용 84㎡는 분양가 약 4억5000만원에 월 임대료 94만6000원이다.
이날 특별공급 청약을 시작한 마곡지구 17단지 인근 '래미안 엘라비네'(방화뉴타운 6구역)의 분양가는 전용 59㎡가 14억2900만원, 전용 84㎡가 18억4800만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최근 과도하게 치솟은 분양가와 비교했을 때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마곡지구 17단지의 청약 흥행이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최근 분양가와 아파트 매매가격이 굉장히 높게 올라와 있어 현실적으로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이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렵겠다는 인식이 청약 결과에도 반영됐을 것"이라며 "특히 우수한 마곡의 입지도 중요한 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비롯한 반값 아파트 공공분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토지는 정부가 소유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하되, 분양가격을 낮춰 주택을 소유하고 싶지만 자산 등이 부족해 진입장벽을 넘지 못하고 민간 임대에 남아 끊임없이 청약 기회를 찾아보는 '경계 계층'의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추가적인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계획이 잡혀 있는 것은 아니다.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반값 아파트'로 불리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LH, SH 등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주택이다. 이 때문에 분양가가 시세 대비 대폭 낮지만 토지에 대한 임차료를 매월 내야 해 부담이 된다.
[한창호 기자 /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