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상승에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사업성 하락
“공급 감소로 가격 오르면 서민 고통”
비(非)아파트 공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진 탓이다.
비아파트가 청년이나 저소득층 등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만큼, 이들의 주거 안정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의 주택 유형별 준공실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준공된 서울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은 4858가구로 집계됐다. ‘빌라’로 불리는 이들 비아파트 주택은 한때 서울에 연간 3만가구 이상 준공되며 아파트와 공급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다 2023년 1만4118가구가 준공돼 2만가구 선을 밑돌았고, 2024년 6123가구로 급감한 데 이어 작년에는 4000가구 선까지 떨어졌다.
아파트 대비 비율도 2018년에는 90.1%에 달할 만큼 신축 빌라 공급이 활발했으나 작년에는 아파트 준공 물량(4만9천973가구)의 9.7%로 10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
빌라 공급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서울 토지가격과 공사비 상승에 전세사기 사태에 따른 비아파트 기피가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수급난,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가 크게 오르면서 빌라 공급의 사업성이 감소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매달 공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를 보면 올 1월 133.28로 2020년 1월(99.86) 대비 약 33.5% 상승했다.
여기에 2021년 전세사기 사태가 급부상하고 빌라와 같은 비아파트에서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아파트로 수요 쏠림이 더욱 심해졌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는 매매가뿐 아니라 전월세도 크게 오른 상황에 비교적 가격이 낮은 비아파트에 거주해야 하는 사회 초년생이나 저소득층 등 수요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의 주택 비율은 아파트 약 60%, 연립·다세대 약 30%다.
빌라 매매가와 전월세는 상승 추세다. 작년 한해 서울 연립주택 매매가(한국부동산원)는 5.26%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가격도 각각 2.05%, 2.66% 올랐다.
정부도 현재 연립·다세대주택, 다가구주택 등을 신축매입임대주택 사업의 매입 대상에 포함해 신속한 공급 성과를 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신축매입임대주택은 민간이 신축 주택을 건설하기 전 매입 약정을 체결하고, 완공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은 공공주택 사업자가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사업 추진 시 적정 수준의 공사비가 책정돼야 사업성이 확보돼 민간의 참여가 늘어나고 주택 품질도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적정 수준의 공사비가 책정되지 않으면 신축매입임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가 자재 사용과 부실공사를 막고 양질의 주택을 공공이 공급하기 위해서도 적정한 공사비 책정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