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서울 부동산 시장
중구·성북·서대문·은평 강세
6억 대출 가능한 매물에 몰려
30대, 전세난에 매매로 전환
정부 "상가 개조해 임대 공급"
서울 강남 아파트값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강북에선 상승세가 확대되고 있다. 전월세난 조짐 속에 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중저가 단지로 매수세가 퍼져나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중구·성북구가 각각 0.27%로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서대문구(0.26%), 강서구(0.25%), 동대문구·은평구(0.22%) 등 주로 강북이 강세를 보였다. 강남 4구를 제외한 비강남권에서 전주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자치구는 15곳으로 전주(4곳)보다 크게 늘었다.
최대 6억원을 빌릴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대출 규제 상한선이 뚫리는 단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는 지난달 12일 15억4000만원에 실거래됐는데 작년 최고가(13억원)보다 2억원 이상 뛰었다. 동대문구 전농동 래미안크레시티 59㎡도 올 들어 15억원을 돌파하며 지난달 24일 역대 최고가인 16억원에 손바뀜됐다.
강북 아파트값 상승세는 생애최초 매수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 집합건물(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생애최초 매수는 1만246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6900건 대비 80.6% 급증했다. 특히 30대 매수는 작년(3316건)보다 2배 늘어난 6760건에 달했다. 생애최초 매수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70%로 대출 문턱이 더 낮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내 집 장만이 가능한 가격대로 응집된 결과"라며 "전세 매물 부족과 월세 상승 부담으로 임차 수요의 매매 전환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1.17%로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0.14%)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된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은 "역세권과 대단지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전세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임대차 시장의 안정을 위해 공실 상가를 활용한 임대주택 공급 등 초단기 공급대책을 병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일반 상가를 주택으로 빠르게 개조한다든가, 특히 1인 가구 대상으로 프리미엄 원룸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을 채택해서 초단기로 (물량을) 늘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올해 상반기 중 상가를 주거시설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특별법을 발표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도심 상가들이 공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주택으로 전환해 1인 가구 등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차장, 정화조 등 까다로운 주거시설 건축기준을 일부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도심 내 공실 상가, 오피스, 숙박시설을 매입하거나 임차한 뒤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해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도심 상가를 주거용으로 전환해 임대로 공급하는 민간임대업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하고 융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관련 업체들의 의견도 청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영신 기자 / 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