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집합건물 증여 901건
고가 아파트 밀집 강남3구에 집중
“양도세 중과 이후 증여 더 늘 듯”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증여가 크게 늘고 있다. 세 부담을 피하려는 다주택자들이 자녀에게 주택을 넘기거나 급매로 처분에 나서는 모습이다.
10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를 포함한 집합건물 증여 건수는 90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514건보다 약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에서 증여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자치구별 증여 건수는 강남구 87건, 서초구 62건, 송파구 56건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강남구는 41건에서 87건으로 2.1배, 서초구는 32건에서 62건으로 1.9배, 송파구는 36건에서 56건으로 1.6배 늘었다.
이 같은 증가는 오는 5월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향후 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령별로 보면 고령층 중심의 증여가 뚜렷했다. 지난달 강남구 증여 신청자 12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62명이 70대였고, 서초구에서도 증여인 가운데 60대 이상 비중이 약 80.2%에 달했다.
반면 주택을 넘겨받은 수증인은 자녀 세대가 대부분이었다. 강남구 수증인 130명 가운데 40대가 30.8%(40명)로 가장 많았고, 50대도 23.8%(31명)를 차지했다.
다주택자들은 증여와 매도 사이에서 전략을 고민하는 모습이다. 증여세 부담이 큰 집주인들은 급매로 매도에 나서는 반면 일부는 세 부담을 감수하고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집계에 따르면 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4510건으로 한 달 전(5만9606건)보다 약 1만5000건 증가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강남 아파트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집주인들은 매도보다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는 5월9일 이후 증여 사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