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에서도 아파트 분양 물량의 11.9%가 당첨 후 계약 포기 등의 이유로 재차 분양 시장에 나온 물량인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홈두부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수도권에서 분양한 아파트 2만 8260가구 중 11.9%인 3362가구가 무순위 및 임의공급 물량으로 집계됐다. 이 중 무순위는 2720가구, 임의공급은 642가구 규모다.
조사 기간 내 서울 지역은 ‘서초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과 ‘강남 역삼센트럴자이’, ‘서대문구 드파인 연희’ 등이 본청약에서 완판되며 무순위 발생 건수 ‘0건’을 기록했다.
반면 경기·인천권에서는 공급 물량 대비 높은 이탈률을 보이는 단지들이 속출하며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1차 미분양(계약 포기) 비율이 가장 높았던 단지는 ‘경기 시흥거모지구 대방 엘리움 더 루체Ⅱ’로 당첨자의 97.4%가 계약을 포기했다. 이어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95.74%)’, ‘경기 안양 만안역 중앙하이츠 포레(82.98%)’ 순으로 나타났다.
본청약 당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음에도 대규모 잔여 물량이 발생한 사례도 적지 않다. ‘안양자이 헤리티온’은 15.50: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무순위(241가구)에 이어 임의공급(130가구)까지 절차가 이어졌다. ‘김포 풍무역세권 B5블록 호반써밋’ 또한 14.01:1의 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무순위(73가구)와 임의공급(3가구) 등 두 차례에 걸쳐 재청약이 진행됐다.
특히 1차 무순위 공급 이후에도 물량이 해소되지 않아 2회차 이상의 재청약 절차를 밟은 단지는 수도권 내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청약홈에 기록된 높은 경쟁률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허수 청약’ 현상이 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입지 선호도가 높은 핵심 지역에서도 분양가에 따른 피로감이 확인됐다. 성남 분당, 용인 수지 등 전통적인 인기 지역 단지들도 무순위 청약의 늪을 피하지 못했다. ‘경기 성남 더샵 분당센트로’는 전용 84㎡ 기준 최고 21억 8000만 원이라는 고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최고 105.5: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으나 실제 당첨자 이탈로 50가구의 무순위 물량이 발생했다.
‘경기 용인 수지자이 에디시온’ 역시 전용 84㎡ 분양가가 최고 15억 6,500만 원에 달해 고분양가 논란을 겪으며 무순위 청약을 2회차까지 진행했다. 해당 단지는 일반공급 243세대 모집에 총 1018건이 접수됐으나 상당수가 계약을 포기했다.
이수빈 홈두부 연구소장은 “이제는 청약 경쟁률보다 실제 계약 전환율에 주목해야 하며, 분양가에 따른 철저한 ‘옥석 가리기’는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