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심복합개발 수혜지
용적률 혜택·동의율 완화 등
파격 혜택에 개발 기대감 커져
송파·동대문구 사업 준비 분주
사업성 없어 개발 지지부진한
역세권 강북 300가구 미만 단지
용적률 700%로 개발 가능해져
이르면 6월부터 서울에서 본격화하는 민간 도심복합개발 사업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용적률 상향 등 파격적인 규제 완화로 사업성이 떨어져 개발이 지지부진한 사업지에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기존 주택 정비사업과 겹치는 데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 ‘서울시 도심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세부 시행규칙 등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도심복합개발 지원에 관한 법률’을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르면 6월부터 후보지를 공모하는 등 본격 시행에 들어간다.
민간 도심복합개발 사업은 공공이 토지를 수용하는 방식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 사업이 주민 반발로 실적이 저조하고 도시 기능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생겼다. 신속한 사업을 위해 주로 신탁사·리츠 등 민간이 시행하고, 역세권은 용적률 법적 상한선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혜택에 방점이 찍혔다.
성장거점형과 주거중심형으로 나뉘는데, 성장거점형은 시가 최근 발표한 ‘다시, 강북 전성시대 2.0’ 프로젝트에서 강북에 주거·업무·상업이 복합된 강북형 미니 신도시 구축을 위해 도입한 복합개발 사업이 해당된다. 도심·광역 중심이나 환승역세권 500m 이내에 비주거 용도를 50% 이상 확보하면 용적률(일반상업지역 기준)을 기존 800%에서 최대 1300%로 완화해 준다.
주거중심형은 역세권(반경 500m)이거나 준공업지에서 가능하다. 사업 면적 2만~6만㎡ 이하로 사업지 안에 포함되는 공동주택단지 면적은 1만㎡ 이하, 전체 건축물 노후도 60% 이상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준주거지역에서 용적률은 법적 상한의 1.4배까지 완화된다. 기존 500%에서 최대 700%까지 올려준다는 뜻이다.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은 공공분양·임대주택을 지어야 하지만 전례 없는 혜택이다. 주민 동의율도 주민 3분의 2, 토지 2분의 1 이상으로, 재건축·재개발보다 낮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 전이지만 강북권 쪽방촌이나 서초구 서초동, 송파구 삼전동 노후 주거지에선 준비위원회를 꾸리거나 예비 신탁사를 선정하고 있다. 신탁사 관계자는 “사업성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개발이 정체된 사업지에 새로운 물꼬를 터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나홀로 아파트’가 후보지로 거론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에 1~2개 동으로 구성된 300가구 미만 나홀로 아파트는 전체 단지(2704개) 중 661개(24.5%)다. 영등포구(51개)가 가장 많고 노원구(43개), 은평·강서구(40개), 강남구(36개) 등 순이다. 나홀로 아파트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에 많이 지어져 노후 주택의 기준선인 30년을 넘겼거나 턱밑까지 차올랐다. 역세권에 많지만 대부분 15~20층으로 지어져 단독 재건축은 사업성이 낮다. 주변 건물들과의 통합 개발이 대안으로 꼽힌다.
사업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도 거론된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사업은 역세권에 아파트를 건립하면 시가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높여주고, 증가한 용적률의 50%를 공공임대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현재 122곳에서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99곳(89.2%)이 주민제안·사전검토·구역지정 등 초기 단계에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성장거점형은 강북 도시 기능 활성화를 위해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주거중심형은 신속통합기획 등을 적용한 재건축·재개발뿐 아니라 역세권 활성화 사업, 모아주택·모아타운 등 촘촘하게 가동 중인 정비사업과 일부 겹치기 때문이다. 주거 이외에 업무와 상업 등 다양한 기능을 섞는 도심복합의 취지와 다르게 ‘규제를 대폭 완화한 재개발’로 받아들여질 경우 기존 사업에서 갈아타려는 현장이 늘어나면 시장 혼란이나 주택 공급 지연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도시 계획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난개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시는 주거중심형이 기존 정비사업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보완재가 될 수 있도록 역할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분별한 고밀 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큰 도로(간선도로)와 맞닿은 곳에서만 허용하는 등 접도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용적률 인센티브에 상승하는 공공기여를 추가해 다른 사업과 형평성을 맞추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