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부동산대책에 전세시장 위축
강남3구 제외 자치구서 모두 줄어
임대차 물건 감소 속도 빨라질 듯
정부가 오는 5월 9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의 종료를 확정하면서 전세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총 3만7689건으로 1년 전(4만7698건) 대비 21.0% 줄었다. 특히 월세(3.4%↓)보다 전세(32.4%↓) 물건의 감소폭이 컸다.
자치구별로는 임대차 수요가 많은 비(非)강남권 외곽 지역의 전세 물건 감소가 두드려졌다. 성북구의 경우 지난해 1322건이던 전세 물건이 지난 18일 기준 120건으로 91.0% 급감했다. 관악구(78.5%↓)와 동대문구(71.9%↓), 중랑구(70.9%↓), 강동구(69.8%↓) 등 25개 자치구 중 22곳에서 줄었다.
반면, 강남3구(강남 1.5%↑·서초 12.2%↑·송파 64.3%↑)에서는 전세 물건이 늘었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전세 물건 감소와 관련 지난해 6·27, 10·15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전세시장이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한다.
대출 규제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활용 시 6개월 내 전입신고 의무가 생긴 데다가 작년 10월에는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2년 실거주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전세대출도 어려워졌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낮아졌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됐다. 이는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계기가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임대차 물건은 감소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가 재시행됨에 따라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문제는 전셋값 상승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6948만원(KB부동산 자료)으로 2023년 8월(5억7131만원) 이후 30개월 연속 상승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임차인이 1회에 한해 계약 2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다만, 주택이 무주택자에게 매도될 경우 이를 행사하기 어렵다. 갱신권을 아직 사용하지 않았고 계약 만기까지 상당 기간 남은 임차인들이 희생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토지거래허가 심사에 15~20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할 때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4월 중순까지”라면서 “제도가 시행되면 일부 임차인들은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어 세입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고려한 섬세한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