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북전성시대 2.0 구상 발표
16조원 투자해 강북권 교통망 확충
용적률 ‘1300%’ 성장거점형 복합개발
“강남·북 균형발전의 제2 전환점 마련”
서울시가 강북에 16조원을 투자해 교통망을 대대적으로 확충한다. 강북권 환승 역세권 땅은 비주거 용도를 확보하면 일반상업지역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완화하는 도시개발사업 모델을 도입한다.
서울시는 19일 이런 내용의 ‘다시 강북전성시대 2.0’ 구상을 발표했다. 지난 2024년 강북 노후주거지와 상업지역에 대한 규제를 풀어 개발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강북전성시대 1.0’ 에 이어 두 번째 강북권 대개조 계획이다. 이번엔 도시의 핵심 기반인 교통 인프라 확충과 산업·일자리 거점 개발에 방점을 찍었다. 낙후한 ‘베드타운’인 강북에 강남 수준의 입체복합도시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강북지하도시고속도로·강북횡단선 등 8개 교통사업에 투자
시는 국고보조금과 시비 등으로 마련한 16조원을 강북지역 교통망 확충에 쏟아붓는다. 교통망을 대대적으로 혁신해 성장의 주축이 될 산업거점을 조성함으로써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강북 교통 인프라 구축으로 8개 사업을 선정했다. 우선 내부순환로~북부간선도로 지하 20.5㎞ 구간에 왕복 6차로 ‘강북횡단 지하도시고속도로’를 건설한다. 지하화로 평균 통행 속도가 기존 시속 34.5㎞에서 67㎞까지 빨라진다. 지상 공간은 홍제천, 묵동천 복원과 주거지·상권이 연결돼 정주 환경과 도시 경관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또 동부간선도로 총 15.4㎞ 구간(월계IC~대치IC)도 왕복4차로로 지하화한다. 현재 월릉교~영동대로(대치) 12.5㎞ 구간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하도로가 완공되면 동남~동북권 통행시간이 20분가량 단축된다.
우이신설연장선과 동북선, 면목선과 서부선 등 강북권 도시철도 건설 사업도 추진한다. 이 가운데 솔밭공원역에서 방학역까지 3.93㎞ 구간에 정거장 3곳을 신설하는 우이신설연장선은 2032년 개통 예정이다. 동북선은 왕십리역부터 상계역까지 연결하는데 내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는 이런 교통 인프라에 투입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강북전성시대기금(가칭)을 새롭게 조성한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등 민간 개발 사전협상을 통해 현재 총 4조8000억원을 마련했다. 또 5조2000억원 규모의 중장기 재정투자를 병행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재원 확보를 위해 사전협상제도를 기반시설이 충분한 지역의 공공기여 확보는 줄이는 대신 광역 사용이 가능한 공공기여 현금 비중을 기존 30%에서 70%까지 늘리는 방식으로 손질한다. 사전협상제도가 강북권에서도 활성화될 수 있도록 공공기여율과 주거비율 등을 완화한다.
사전협상제도는 대규모 유휴부지나 노후시설을 개발할 때 민간이 개발계획을 제안하고, 서울시가 사전에 협상을 통해 개발 규모와 공공기여 수준 등을 정하는 방식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 개발을 비롯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부지 복합개발 등이 사전협상제도를 거쳐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용적률 최대 1300%…강북에 새 도시개발사업 모델 도입
서울시는 강북에 새 도시개발사업 모델인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사업’과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을 도입한다. 강북 역세권 주요 거점에 지역 중심 기능을 집중시키고, ‘비역세권’인 간선도로 축에도 개발 활력을 높여 강북 전역을 성장 권역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이다.
성장거점형 복합개발은 도심·광역중심지이거나 환승 역세권 반경 500m 이내에서 비주거 용도를 50% 이상 확보하면 일반 상업지역 용적률을 최대 1300%까지 완화해주는 사업 모델이다. 오피스, 상가, 호텔 등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간을 절반 이상 확보하는 조건으로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고밀 복합 개발을 유도한다. 연신내역 등 강북권 상당수 주요 지하철 역세권이 해당된다. 시는 오는 6월부터 사업 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성장잠재권 활성화 사업은 통일로, 도봉로, 동일로 등 도로 폭 35m 이상의 주요 간선도로변이 대상이다. 유동인구가 풍부한 간선도로변 땅도 일반상업지역 용적률 800%까지 적용해 복합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시는 또 평균 공시지가의 60% 이하인 자치구는 공공기여 비중을 기존 50%에서 30%까지 낮춰 민간 개발사업의 활성화를 유도한다. 중랑구, 도봉구 등 강북권 8개 자치구에서 추진 중인 역세권 활성화사업은 물론 이번 신규사업이 해당된다.
권역별 거점 개발 사업도 속도를 낸다. 시는 동북권에선 창동·상계 일대를 첨단 R&D 중심의 서울형 산업단지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와 K팝 전용 공연장인 서울 아레나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북권에선 DMC 랜드마크 용지와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이전 용지 등을 개발해 첨단산업 국제교류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도심권은 세운지구와 서울역 북부역세권, 용산국제업무지구(용산서울코어) 등을 업무·주거·녹지·문화가 결합한 수직 랜드마크로 탈바꿈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북이 서울의 발전을 이끌 차례”라며 “짧게는 4년, 길게는 10년 뒤 교통·산업·일자리가 어우러진 새로운 강북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강북이 도약하면 서울의 성장 기반은 더욱 탄탄해지고, 서울의 경쟁력이 높아질수록 대한민국의 미래도 한층 더 넓어진다”며 “강북을 대한민국 다음 성장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키워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