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래 2년연속 회복세
대출문턱 높아지고 稅부담 커져
수도권 아파트투자 갈수록 ‘주춤’
꼬마빌딩 거래 작년 2089건 기록
임대사업자 활용땐 대출 최대 80%
공시지가 80억 넘어야 종부세 대상
지난해부터 수도권 아파트에 대한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해지며 서울 핵심 상권의 꼬마 빌딩이 다시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꼬마 빌딩은 아파트보다 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준금액도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핵심 상권 내 꼬마 빌딩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입지가 더 좋거나, 건축법상 용적률 이익을 볼 수 있는 ‘똘똘한 물건’을 찾는 시각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8일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 꼬마 빌딩 거래는 총 2089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2156건) 고금리 사태 이후 2023년(1425건) 거래량이 확 줄었다가 2024년(2042건)년부터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꼬마 빌딩은 통상 연면적 3300㎡ 이하에, 7층 이하 건물을 뜻한다. 주로 상가나 오피스텔, 중소형 오피스 등으로 구성된다. 대형 빌딩보다는 상대적으로 금액이 적으면서도 월세와 함께 시세차익까지 누릴 수 있어 자산가들의 주요 투자처 중 하나였다. 특히 기준금리가 1%대 중반 이하였던 2016~2021년이 꼬마 빌딩 투자 전성기였다. 아파트처럼 1년 이내에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단타족’이 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꼬마 빌딩 투자심리가 꺾였다. 꼬마 빌딩 역시 최소 수십억 원에서 100억원이 넘는 투자 자금을 대출로 조달해야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조달 비용을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실 문제로 적정한 임차인을 구하는 데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커졌다.
더불어 서울 강남권에서 ‘똘똘한 한 채’로 분류되는 아파트의 가격이 꼬마 빌딩과 맞먹는 수준으로 올라오자, 꼬마 빌딩의 인기가 점점 식는 모양새였다. 실제로 현재 3.3㎡당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전용 133㎡의 실거래가가 2024년에 이미 100억원을 넘어섰고, 호가는 120억~150억원에 달한다. 꼬마 빌딩의 경우 여러 임차인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관리 차원에서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가 서울 아파트에 대한 잇단 규제책을 내놓으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2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선 2억원의 주택담보대출만 허용된 점이 아파트 투자의 치명적 걸림돌이 됐다. 더불어 최근 정부는 주택 아파트 장기보유 특별공제 인센티브를 줄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보유세 인상 카드도 꺼낼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이 꼬마 빌딩으로 눈을 돌릴 만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반면 꼬마 빌딩의 경우 통상 임대사업자로 등록하고 사업자대출을 받아 자금조달에서 아파트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거래기록과 신용 점수 등 고객 신용도에 따라 60~80%까지 적용된다. 가격이 100억원인 빌딩이라면 80억원까지 대출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1주택의 경우 종합부동산세를 부과받는 기준금액이 공시시가격 12억원 초과인데, 빌딩의 경우 토지 공시지가가 80억원을 넘어야 세금을 낸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무턱대고 꼬마 빌딩에 투자하기보다는 핵심 상권 위주로 매물을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빌딩 투자는 투자금액이 크다 보니 금리의 추이가 중요한데, 고환율로 인해 금리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라며 “상권이 크거나 우량 임차인이 많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으로 빌딩 시장도 양극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 중에서도 ‘연무장길’ 인근이 꼬마 빌딩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성수 일대 상권은 크게 북성수와 남성수로 구분되는데 북성수가 서울숲과 연무장길을 아우르는 곳으로, 성수의 핵심 상권이다. 패션 브랜드 무신사가 위치했고, 각종 팝업 스토어도 꾸준히 열린다. 최근에는 관광객들에게도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에 따라 연무장길 인근 꼬마 빌딩 가격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연무장길 인근 한 5층 빌딩은 3.3㎡당 3억9400만원(총 220억원)에 거래됐다. 당초 3.3㎡당 4억원에 나온 매물이었으나 거래 중 가격이 소폭 깎였다. 이 건물엔 고급 수건 브랜드 ‘테토’의 플래그십스토어가 위치했다. 지난해 연무장길 인근 빌딩들은 3.3㎡당 2억~3억원에 거래됐는데 3.3㎡당 4억원 시대가 열린 뒤 최근 호가는 3.3㎡당 5억~7억원까지 높아졌다.
서울의 또 다른 핵심 상권 중 하나인 압구정로데오와 도산공원 인근 꼬마 빌딩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도산공원 상권은 다양한 국내외 패션 브랜드 매장과 함께 객단가가 높은 식당들이 다수 위치했다는 특징이 있다.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모여 있어 건물 외관도 독특한 곳들이 많다. 도산공원 인근 꼬마 빌딩의 경우 지난해 말 3.3㎡당 3억원대 중반에서 4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거래가 성사됐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의 호가는 3.3㎡당 4억~5억5000만원 수준이다.
배지혜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빌딩 투자를 할 땐 눈에 보이는 수익률보다는 해당 상권의 유동 인구 흐름 등을 봐야 한다”며 “건축법의 변화에 따라 용적률이 달리 산정돼 같은 지역이라도 훨씬 높게 지어진 건물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