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아파트 주민들 오픈채팅방 개설
“10억 미만으로 팔지 말자” 가이드라인
비협조 공인중개사는 ‘허위 매물’로 신고
용인 공인중개사 ‘친목회’ 카르텔도 적발
경기도 ‘공인중개사법 위반’ 집중 수사
경기도 내 일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가격을 담합하고 이에 협조하지 않는 공인중개사무소에 집단 민원을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기도에 따르면 하남시의 한 아파트 단지 주민 A씨는 지난 2023년 7억8700만원에 주택을 매입한 뒤 지난해 10월부터 오픈채팅방 개설을 주도했다. 주민 179명이 익명으로 참여한 채팅방에서 A씨는 10억원 미만으로 팔지 말자고 매도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은 10억원 가격 이하로 매물이 나오는 경우 공인중개사무소를 ‘허위매물 취급 업소’로 낙인찍고 업무를 방해했다. 해당 공인중개사무소에 항의 전화를 하고, 정상적인 매물인데도 포털사이트에 부동산 허위매물로 신고를 하고 하남시청에 집단민원을 제기하는 식이다.
카톡방에서는 “2~3월 폭탄민원으로 5천(만원) 이상~~~~업”, “20억대 얘기 중에 우린 10억 얘기 중이니 최소 15억은 가야 하는 건데 아우 말이 안되네요”와 같은 대화가 오갔다. 민원을 넣고 전화, 문자를 하는 것을 회사일 같이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담합 가격 아래로 매물이 나올 경우 이를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집중 공격하는 것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다. 피해 중개사들은 “정상적인 매물을 광고해도 밤낮없이 걸려 오는 항의 전화와 허위 신고로 인해 광고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며 영업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담합행위를 주도한 A씨는 이달 초 자신의 주택을 10억8000만원에 매도했다. 김용재 경기도 토지정보과장은 “타인의 정당한 영업을 방해하고 행정력을 낭비하게 하면서 본인은 3년 만에 약 3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며 “불법 담합 조장 행위를 통한 것이므로 공인중개사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성남시에서도 아파트 주민들을 중심으로 집값을 인위적으로 띄우기 위해 담합한 정황이 포착됐다. 주민들은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가격을 담합했다. 그리고 이 가격 밑으로 나온 매물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리스트까지 만들어 허위매물 신고를 지속적으로 했다.
용인에서는 공인중개사들이 ‘친목회’를 통한 카르텔 형성한 행위가 적발됐다. 친목회 비회원과는 공동중개를 거부하는 등 배타적인 영업 행태를 보이며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 혐의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담합행위 근절을 위해 공인중개사들의 친목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기도는 부동산 담합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제보 채널을 마련하고 ‘신고포상제’와 ‘자진신고 감면제’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부동산 불법행위 신고포상제’를 통해 결정적 증거를 제보한 공익신고자에게 최대 5억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자진신고 감면제’는 부동산 거래 가격을 허위로 신고하는 세력 내부의 결속을 와해시키자는 구상이다. 실거래 가격을 허위로 신고했더라도 조사 시작 전 자진신고할 경우 과태료를 전액 면제하고, 조사가 시작된 후라도 신고하면 50%를 감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