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축으로 ‘산업지형도’ 확산하며
비경부권과 가격·거래량 격차확대
수도권 부동산 시장 판도를 ‘경부축’이 주도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매수 열기가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분당, 수지 일대로 확산하며 비 경부권 지역과의 가격·거래량 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경부축은 단순 주거지 역할에서 벗어나 핵심 ‘반도체·일자리 벨트’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는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서 시작해 판교의 IT·플랫폼 단지를 거쳐, 용인·화성의 반도체 클러스터로 산업 지형도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제1·2판교테크노밸리 입주기업은 총 1780개사이며, 임직원 수는 전년 대비 4500여명(약 6%) 증가한 8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연간 매출액만 226조원에 달한다.
그 아래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일반산업단지(415만㎡)와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하는 국가산업단지(728만㎡)가 양대 축이다.
특히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들어서는 일반산단은 토지 및 지장물 보상을 마무리하고, 공정도 70%를 넘기며 사업이 순항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첨단 산업의 확장이 부동산 가치 상승과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고소득 근로자들이 탄탄한 배후 수요층을 형성하면서, 경기 침체기에도 집값을 방어하고 상승장에서는 시세를 가장 먼저 견인하는 ‘경부축 프리미엄’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량 역시 경부축으로 집중됐다. 지난해 경부축 핵심 도시인 성남·용인·화성에서는 총 3만6845건의 아파트 실거래 신고가 있었다. 이는 경기도 전체 매매량(13만9496건)의 26.4%에 달한다.
시장의 관심이 쏠리면서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수지구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84㎡는 지난 12월 16억원에 거래되면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e편한세상 수지’ 동일 면적대도 같은 달 15억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신규 공급이 적어 가격 상승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성남·용인·화성에 공급된 아파트는 4만2000여 가구에 불과하다. 3개 도시 인구 합계가 300만명을 넘어선 거대 생활권임을 감안하면 적은 수준이다.
판교가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굵직한 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 주택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 단지에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수지에서는 GS건설이 시공하는 ‘수지자이 에디시온’이 분양 중이며, 성남 분당구 정자동에서는 분당 느티마을 4단지 리모델링(총 1149가구)도 분양 채비 중이다.
분당신도시의 재건축 추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선도지구인 시범우성·샛별·양지·목련마을 4곳이 1월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마쳤다.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첫타자 양지마을은 재건축 사무소를 최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