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예정에
서울 아파트 매물 연초보다 6% 늘어
강남 3구 외 외곽지역서도 물량 증가
토허구역 묶인 경기 지역도 매물 점증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예고 시점이 다가오면서 시장 전반에서 매도 물량이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물도 최근 6만건을 넘어섰다.
시장과 업계에서는 이번 매물 증가는 가격 흐름보다는 세제·규제 일정에 대한 대응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12일 부동산 플랫폼 아실 자료에 따르면 이달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17건으로, 이는 작년 12월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연초(1월 1일) 5만7001건과 비교하면 약 6%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840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초구 6981건, 노원구 4559건, 송파구 4272건, 은평구 3059건 순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뿐만 아니라 서울 외곽 지역도 매물 상위권에 포함되면서 매도 물량 증가가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매물 증가의 원인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가 지목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5월 10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5월 9일까지 매도 계약을 체결하면 중과를 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세제 변경 이전에 자산을 정리하려는 보유자들이 시장에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 폭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이 먼저 늘어나는 모습도 감지된다. 강남권은 그동안 가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세금 부담까지 고려한 매도 판단이 이어지며 ‘정리 목적’의 출회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는 가격 하락을 전제로 한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세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선택적 대응에 가깝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정책 불확실성도 매도 심리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보유세 강화 가능성 등 향후 규제 방향을 둘러싼 해석이 엇갈리면서 일부 보유자들이 관망을 유지하기보다 매도를 선택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관련 정책은 확정되지 않은 사안인 만큼 시장에서는 가능성 수준의 변수로 인식하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서울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측된다.
성남 분당은 이달 초 기준 아파트 매물이 연초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용인 수지와 수원 영통 등 주요 지역에서도 매물 규모가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났다. 서울 매물 증가가 인접 지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매물 증가가 곧바로 거래 회복이나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대출 규제와 금리 수준, 실수요자의 관망 심리 등이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서다. 매도 물량은 늘었지만 실제 거래는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매물 적체’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제 변경 시점이 명확해질수록 매도자 입장에서는 보유를 지속할지, 정리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압박이 커진다”며 “현재 서울 아파트 매물 증가는 가격 방향성보다는 세금과 규제 일정에 대한 대응 성격이 강하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당분간은 매물 증가와 관망이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