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승인을 마쳤지만, 첫 삽을 뜨지 못한 공공 임대주택이 전국에 10만5938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강조하며 속도를 내고 있지만 공공 임대주택 현장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중인 것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종욱 의원실에 따르면 미착공 물량의 72.8%가 ‘토지 보상 지연’ 때문으로 조사됐다. 토지 보상 갈등이 길어지면서 지난해 LH를 상대로 제기된 512건의 소송 중 346건이 보상금 관련 사건이다.
특히 6만7000가구 규모로 계획된 광명시흥지구의 경우 올해 말 보상금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정 4년 만이다. 토지 보상 지연에 이어 인프라 공사 지연(24.5%)과 관계 기관 협의(1.9%) 등 행정 절차의 병목 현상도 사업 속도를 늦추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공급이 늦어지는 동안 완공된 임대주택에서도 공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1만 2438가구가 공실이다. 이 가운데 1만447가구가 아파트형 건설임대다.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고, 전용 31㎡ 미만 초소형 평형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실수요자 외면을 받고 있다.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의 공실률은 17%, 파주시 운정지구는 16%다.
전문가들은 숫자 중심의 공급정책이 한계에 몰렸다고 진단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목표 물량 채우기에만 치중하면서 품질과 입지 경쟁력을 간과했다”며 “공급 구조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행정 절차를 단축해 속도와 효율성을 함께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