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부터 기획부동산 기승
태릉·구리 갈매도 90% 안팎
보상비용 상승·사업지연 우려
총리실 “이상거래 집중 점검”
◆ 李정부 부동산 대책 ◆
1·29 부동산 대책에서 주택 공급 후보지로 발표된 과천 경마공원과 태릉골프장(CC) 주변의 토지 거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분 쪼개기’가 의심되는 거래도 다수 확인됐다.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발표 때마다 반복돼온 과열 양상이 이번에도 나타난 것이다.
30일 매일경제신문이 경마공원 인근인 과천시 주암동의 토지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체 거래 54건 가운데 36건(66.7%)이 지분 거래로 집계됐다. 통상 ‘쪼개기’로 일컬어지는 토지지분 거래는 기획부동산 등이 개입한 투기성 거래가 많다.
특히 지난해 7월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지분 거래 비중은 더 높았다. 해당 기간 전체 거래 22건 중 17건(77.3%)이 지분 거래였다. 최근 1년간 거래량도 전년 동기(35건) 대비 54.3% 늘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년 전만 해도 3.3㎡당 300만원대였는데 현재 호가가 450만원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태릉CC 인근인 노원구 공릉동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났다. 최근 1년간 토지 거래 57건 중 51건(89.5%)이 지분 거래였다. 인접 지역인 구리시 갈매동 역시 지난해 7월 이후 거래 12건 중 11건(91.7%)이 지분 거래로 집계됐다.
지방자치단체와 업계에서는 정부가 소유한 용지를 대상으로 주택 공급 대상지 물색에 나서면서 일종의 선행 거래가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업계에서는 이 같은 과열 양상이 향후 토지 보상 과정에서 비용 상승과 사업 지연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신규 택지 발표 때마다 이상 과열 현상이 반복돼왔다”며 “정부 차원의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투기성 거래 차단에 나섰다. 국무조정실 산하 부동산감독추진단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협의회를 열고 신규 공급 예정지와 주변 지역의 이상 거래를 집중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김용수 국무2차장은 “투기성 거래와 위장전입 등 불법 행위를 예의 주시하겠다”며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과 협력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진단은 도심 주택 공급 확대 과정에서 사업 추진 기대감을 악용한 투기성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법무부,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국세청 등이 참여해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