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공급대책 평가
용산·과천 등 선호지역 겨냥
신도시개발과 달라 긍정적
현 정부내에 완공은 힘들어
정부가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곽 신도시 위주였던 기존 공급 기조에서 벗어나 서울 도심 핵심 입지를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방향성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실제 착공까지 행정 절차와 이해관계 조정이라는 높은 허들이 남아 있어 집행 속도가 정책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이 용산과 과천 등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알짜 입지에 물량을 집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도심 내 유휴용지를 활용해 수요가 집중된 지역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점에서 상급지 선호라는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고 평가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업무지구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에 주택을 배치해 직주근접 수요에 부합한다”며 “맞벌이 비중이 높은 30대 수요층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적지 않았다. 특히 핵심 사업지로 꼽힌 용산 국제업무지구를 둘러싼 서울시와의 협의가 최대 변수로 지목됐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서울시는 기반시설 한계를 이유로 주택 공급을 8000가구 수준으로 보고 있어, 정부가 제시한 1만가구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목동 신시가지가 약 180만평에 2만5000여 가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용산 국제업무지구 14만평 용지에 1만가구를 수용하는 것은 도전적인 계획”이라며 “업무·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동시에 들어서는 복합개발인 만큼 주거환경 조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나왔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현 정부 임기 내 완공이 어려운 사업이 대부분인데, 실수요자들이 수년간 정책을 신뢰하며 대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인기 지역 공급은 결국 ‘로또 청약’으로 귀결돼 체감 효과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민간 공급 활성화 방안이 빠진 점도 한계로 지적됐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주택 공급의 80%를 차지하는 민간 정비사업이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 같은 대책이 병행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