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규모 정비사업장 총 296곳
이중 착공 단계 7.2% 불과
공급 가구수 3572가구
도시정비사업 착공 물량 10% 수준
지난해 말 기준 착공 단계인 서울 내 소규모 정비 사업장은 41곳, 3500여 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소규모 재건축 등 정비 사업 확대에 나섰으나, 공급 규모는 시장 기대에 역부족한 모습이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사업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성 때문에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어렵게 설립한 조합을 해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29일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서울 시내에서 가로주택, 자율주택, 소규모 재건축 등을 추진 중인 소규모 정비 사업장 총 296곳 중 착공 단계는 7.2%(41곳)에 그쳤다. 공급 가구수는 3572가구로, 도시 정비 사업 착공 물량(3만2943가구)의 약 10분의 1 수준이다.
사업별로는 착공 단계인 가로주택 정비 사업장이 23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율주택 12곳, 소규모 재건축 6곳 순으로 집계됐다.
소규모 정비 사업은 1만㎡ 미만이거나 200가구 미만의 노후·저층 주거지를 철거하고 새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다. 가로주택 정비 사업은 기존의 도로망을 유지한 채 노후 주택을 재건축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모아주택이 있다. 통상 재건축·재개발과 달리 추진위원회 단계가 생략돼 조합 설립 이후 3~4년이면 준공이 가능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사업성의 한계로 공급 규모는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소규모 정비 사업 수주가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공사비가 갈수록 치손는 데다가 일반 분양 물량이 적어 수익성이 낮고, 단지 규모가 작아 공사비 원가를 낮추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 신축을 위한 지반 조성 기초 단계인 흙 깎기(절토)의 경우 공사 수량 1만㎥ 미만인 경우 1㎥당 단가가 3493원(국토교통부 올해 상반기 표준시장단가)으로, 10만㎥ 이상 대규모(1323원)와 비교해 3배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서울 동작구 극동강변아파트(123가구)는 시공사 선정을 위해 두 차례 현장 설명회를 열었으나, 모두 유찰됐다. 용산구 풍전아파트도 2019년 조합 설립 이후 140가구의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시공사 선정에 실패해 결국 조합 해산 절차를 밟고 있다.
정부·지자체, 소규모 정비 사업 제도 대폭 개선
정부와 지자체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규모 정비 사업 제도를 대폭 개선하고 있다.
먼저 서울시는 2028년 5월까지 한시적으로 소규모 건축물 용적률을 최대 300%까지 완화하기로 했다. 아달부터 모아 주택, 모아타운에 사업성 보정 계수 적용도 시작했다. 사업성 보정 계수는 땅값이 싸 사업성 확보가 어려운 경우 사업성을 끌어올릴 수 있게 인센티브를 주는 장치다. 임대주택이나 공원 등 공공 기여 부담을 줄여주는 대신 일반 분양 가구 수를 늘려준다.
정부는 오는 2월 27일부터는 9·7 주택 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마련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안을 본격 시행한다. 가로주택 정비 사업의 ‘가로 구역’ 기준이 완화돼 모아주택 대상지가 확대된다. 또 기반 시설 공급 때 법적 상한 용적률의 1.2배까지 건축할 수 있는 개정법상 특례도 신설했다.
한 도심정비사업계 관계자는 “모아주택 사업지의 경우 용적률을 획기적으로 늘려주거나 공공 기여 비율을 완화하지 않고서 대형건설사의 소규모 정비 사업 수주 기대는 어려워 보인다”면서도 “용적률을 더 높이기엔 법적 한계가 있고, 소규모 정비 사업은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어려워 주택 공급이 쉽지 않지만, 정부가 규제를 완화해 진입 문턱을 낮춘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