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에 수요 더 몰려 … 평형보다 입지가 가격 좌우
송파구 헬리오시티·리센츠
초소형 평수도 신고가 경신
한강 낀 마포·성동구 단지들
전용 59㎡가 상승률 더 높아
평당가 기준으론 84㎡ 추월'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며 10평대 초소형 아파트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초소형 아파트의 경우 절대적인 매매가격이 다른 평형보다 작지만, 평당가는 단지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평형보다는 입지가 집을 고를 때 중요한 기준으로 여겨지며 서울 자치구별 전용면적 59㎡와 전용 84㎡ 간 가격 차이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헬리오시티' 전용 49㎡는 지난달 31일 23억4500만원에, 전용 39㎡는 이달 초 18억2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두 거래 모두 평당가가 1억원을 넘는다. 송파구 '리센츠' 전용 27㎡는 지난달 17억6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며, 단지 내 평형 중 최고 평당가(1억4667만원)를 기록했다.
같은 서울이라고 하더라도 자치구별로 가격 상승률이 천차만별인 만큼 크기가 작더라도 더 집값이 많이 오를 것 같은 동네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난 결과다.
실제로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북·노원·도봉·동대문·서대문·성북·은평·중랑·강서·관악·구로·금천구 등 서울 25개 자치구 중 12곳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0 미만이었다. 이 지수는 2022년 1월을 기준(100)으로 집값의 추이를 보여준다. 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률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12개 자치구의 아파트 가격은 4년 전보다도 낮다는 뜻이다.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조달 여력은 떨어지는데 매물까지 줄어들자, 평형을 가리지 않고 일단 매매부터 하는 이들이 늘어난 점도 한몫했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5만6107개였는데,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3개월 만에 24%나 줄었다. 결혼을 준비 중인 30대 김 모씨는 "집값 하락기가 오더라도 가격이 최대한 적게 떨어질 동네 위주로 아파트를 찾고 있다"며 "전용 49㎡나 전용 39㎡ 등 초소형 아파트까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예 살던 집의 크기를 줄여 이사하는 사례도 있다. 성동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하반기에 '서울숲한신더휴' 전용 114㎡에 살던 3인 가족이 강남구의 한 아파트 전용 59㎡로 거처를 옮겼다"며 "가구를 최대한 줄여 이사를 결정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평형보다 입지가 중요해지며 서울 자치구 11곳에선 전용 59㎡와 전용 84㎡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 특히 한강벨트 지역 중 하나인 마포구에서 두 평형 간 가격 차이가 가장 크게 좁혀졌다. 직방이 연도·자치구별 서울 아파트 실거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마포구의 전용면적 59㎡와 전용 84㎡ 간 가격 차이는 2억1148만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의 경우 두 평형 간 가격 차이는 2억6431만원이었는데 1년 새 5000만원이나 격차가 좁혀졌다. 같은 기간 전용 59㎡의 가격 상승률이 18.3%였던 반면 전용 84㎡의 상승률은 11.3%에 그쳤기 때문이다. 마포구 다음으로 평형 간 가격 차이가 크게 줄어든 곳은 성동구였다. 2024년 3억2746만원에서 지난해 3억719만원으로 2000만원가량 좁혀졌다. 이 외에도 강동·서대문·영등포구 등 11개 자치구의 평형 간 가격 차이가 전년보다 줄었다.
이에 따라 두 평형 간 최고가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마포구의 '한강삼성' 전용 59㎡ 최고가는 16억4000만원인데, 전용 84㎡의 최고가는 17억3000만원으로 1억원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성동구의 '응봉현대' 역시 전용 59㎡와 전용 84㎡의 최고가 간 가격 차이가 1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평당가 기준으로는 두 단지 모두 전용 59㎡가 높다.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도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보다 전용 59㎡가 더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2023년엔 전용 84㎡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이 더 높았지만, 2024년부터는 전용 59㎡의 경쟁이 더 치열했다. 지난해의 경우 전용 84㎡ 1순위 경쟁률이 139.5대1이었는데, 전용 59㎡의 경쟁률은 185.6대1로 집계됐다.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