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주비 한도 대폭 줄여
재건축 등 43곳 중 39곳 차질
서울시가 정부에 긴급 건의
"대출아닌 '사업비'로 봐야"서울시가 정부의 이주비 대출규제로 약 3만1000가구 주택 공급이 발목을 잡힐 수 있는 상황이라며 국토교통부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서울시는 27일 오후 서울시청 본관에서 '이주비 대출규제로 인한 공급차질 및 정부 건의' 브리핑을 개최했다. 브리핑에는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이 발표를 맡아 "올해 이주를 앞두고 있는 정비사업 현장 43곳 중 91%인 39곳에서 이주비 대출 규제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총 3만1000가구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긴급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6·27, 10·15 두 차례의 부동산 정책으로 현재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1주택자 담보인정비율(LTV) 40%, 다주택자(1+1 분양 포함) LTV 0%, 대출한도 6억원의 대출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이는 서울에서 가까운 지역으로 이사를 갈 수 있는 집을 찾기에 현실적으로 매우 부족한 금액이다. 조합은 추가 이주비를 위해 시공사 보증을 통한 제2금융권 추가 대출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제1금융권 대출에 비해 2%포인트 가깝게 높은 금리로 매우 큰 이자 부담이 발생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1월 22일자 A24면 보도
이주는 정비사업의 마지막 관문이다. 정비사업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1년 넘는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출이 나오지 않아 이주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사업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밖에 없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7월부터 약 7개월간 20회에 걸쳐 정비사업 현장을 방문하며 조합과 조합원의 위기 상황을 파악했다.
올해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43곳 중 규제 시행 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3곳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이주비 융자를 승인받은 모아주택 1곳을 제외한 39곳, 약 91%의 정비사업 현장이 규제로 인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재개발·재건축 24곳(2만6200가구), 모아주택 등 소규모 주택정비 15곳(4400가구)으로 총 약 3만1000가구 규모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윤덕 국토부 장관 면담과 실장급 실무협의체 등 소통 채널을 만들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토부에서 규제 완화책 발표 등 유의미한 결정을 내리지 않자 심각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날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이다. 최진석 실장은 "주택공급에 있어서 이주비 규제 완화가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 오늘 브리핑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주비 대출을 필수적인 '사업비용'으로 인식하는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실장은 "주거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로 인해 예정된 주택공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