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 분석
지난해 20년 초과 상승률 19.4%
10년 이하 신축 상승률 13.7%
추가분담금 분쟁이 곳곳에서 발생하는 데다가, ‘얼죽신(얼어죽어도 신축 아파트)’ 열풍이 주택시장에 불고 있는 와중에도 서울 강남권 노후 아파트가 신축 이상의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보다 노후 아파트의 가격 상승폭이 컸던 배경으로는 재건축 대상 단지가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의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5.22로 1년 전 96.53보다 19.4%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동남권의 입주 5년 이하 상승률은 11.9%에 그쳤다. 5년 초과~10년 이하는 13.7%, 10년 초과~15년 이하는 16.5%였다.
통상 아파트는 준공 후 10년까지는 신축으로 여기며, 15년까지도 ‘준신축’으로 분류된다. 20년 초과하면 노후 아파트로 여겨지며, 재건축 연한은 30년이다.
신축 대비 구축 아파트 상승세는 실거래가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1979년 준공) 전용 84㎡는 작년 10월 43억1000만원(13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신고가로, 2024년 10월에 29억4800만원(5층)에 손바뀜된 것을 고려하면 13억62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이에 비해 인근의 준신축 아파트값은 재건축 아파트에 비해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인접한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2015년 준공)’ 전용 84㎡는 지난해 11월 47억5000만원(21층)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인 2024년 11월 39억3000만원(30층)보다는 8억2000만원, 같은 해 12월 35억5000만원(21층)보다는 12억원 높아져 은마아파트와 차이를 보였다.
강북 지역은 여전히 ‘얼죽신’
서울 한강 이남의 11개구를 포함한 강남지역으로 넓혀봐도 비슷한 양상이 보였다. 강남지역의 20년 초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같은 기간 13.1%였다. 5년 이하,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각각 10.3%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는 한강 이북 14개구를 포함하는 강북지역과 다른 양상이다. 강북지역의 20년 초과 아파트값 상승률은 5.4%로 나타나, 5년 이하 아파트(5.8%),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10.4%)보다 낮은 편이었다.
강북지역 중 동북권도 5년 이하 신축아파트가 1년 새 4.5%,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10.1% 상승했다. 20년 초과 아파트도 4.3% 상승해 동남권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서울 동북권에는 노도강3구(노원·도봉·강북구)를 비롯해 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구가 포함된다.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신축아파트 선호도가 높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선호)’이라는 말이 떠오른지 꽤 됐다. 하지만 강남권을 중심으로 노후 아파트 상승률이 신축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지난해 강남구의 재건축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전년 대비 24.35% 오른 1억784만원(부동산R114 자료)으로 처음 1억원대에 진입했다. 재건축을 제외한 강남구 일반 아파트의 평당 평균가는 8479만원으로 이보다 2305만원 낮았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강남권에서는 추가분담금이 많아도 이를 상쇄하고 남을만큼 추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에 신축보다는 노후아파트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 대표는 이어 “재건축 물건이 시장에 많이 쏟아진다면 가격이 떨어질 여지도 있겠지만, 조합원 승계 조건이 까다롭고 향후 강남을 대체할만한 주거지가 없어 조합원 승계가 가능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이 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