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15대책 발표 석달째
"살사람은 산다" 상승 지속
서울 한주새 0.21%로 확대
송파·동작 한강벨트 신고가
용인·성남 등 신도시도 강세
정부 공급대책 늦어지는 사이
시장은 규제환경에 이미 적응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재지정 이후 움츠러들었던 서울 한강벨트 집값이 3개월 만에 다시 꿈틀대고 있다. 정부의 주택공급대책 발표가 당초 예고보다 늦어지면서 정책 공백이 이어지는 사이, 시장은 토허제 규제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며 매수 심리를 되살리는 모습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6년 1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18%)보다 상승폭이 확대된 0.21%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0.07%)의 세 배를 웃도는 수치다.
거래량이 급증하지는 않았지만, 체결되는 거래마다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가격 하방선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토허제 적용 지역을 중심으로 "살 사람은 산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규제가 가격 억제 장치로 작동하는 효과는 빠르게 희석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서울 한강벨트 인근 주요 단지에서는 새해 들어서도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토허제 재지정 직후 관망세가 짙었던 강남·서초·송파 일대에서도 거래가 재개되며 가격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송파구는 0.30% 상승해 전주(0.27%)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대표 단지인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면적 84㎡는 지난 13일 31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초구(0.25%)와 강남구(0.16%) 역시 지난주보다 상승폭을 확대하거나 강세를 유지했다. 토허제 적용에도 불구하고 핵심 입지의 희소성이 다시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동작구는 서울 전역에서 상승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0.36% 오르며 전주(0.37%)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해 서울 자치구 가운데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상도동 상도역 롯데캐슬 파크엘 전용 74㎡는 지난 8일 18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강북권 핵심지인 '마용성'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마포구는 0.29% 올라 전주(0.24%)보다 상승폭이 확대됐고, 성동구(0.32%)도 높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한강 접근성과 직주근접성이 맞물린 지역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재유입되는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상승세가 한강벨트에 그치지 않고 중저가 지역으로 확산되는 '가격 키 맞추기'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핵심지 가격 부담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며 중구(0.36%), 관악구(0.30%) 등도 서울 평균을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발 온기는 수도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 지역은 1월 둘째주 0.09% 상승한 가운데 용인 수지구(0.45%), 성남 분당구(0.39%)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한 지역에서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평택(-0.16%), 이천(-0.11%) 등 외곽 지역은 여전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 같은 시장 흐름에 대해 "토허제 재지정 이후 시장이 환경에 적응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올랐거나 대출 접근성이 양호한 10억원대 이하 단지를 중심으로 '차라리 집을 사자'는 수요가 유입돼 호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홍혜진 기자 / 이용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