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 입주가구 출산 확률
입주 연도에 한해 4~4.2%p 증가
이후 시점에는 유의미한 효과 없어
정부를 비롯해 전국 지자체에서 신혼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활발한 가운데, 입주 후 출산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대출 같은 지원 확대 없이 임대주택의 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주택연구 제33권 4호 ‘준실험설계를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입주의 출산효과 분석 결과’ 연구(정재영 석사과정·김지수 박사수료·강민규 부교수(서울시립대 도시행정학과) 공저)에 따르면 공공임대주택 입주가구의 출산 확률은 입주 연도에 한해 4~4.2%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시점에는 유의미한 효과가 관측되지 않았다. 임대주택은 신혼부부의 주거비를 절감시킨 것은 맞지만, 그럼에도 신혼부부들은 자녀 수를 늘리기보다는 자가 취득을 위해 자산을 축적하거나 기존 자녀에 더 많이 투자하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해당 연구는 2018~2023년 국토부 주거실태조사를 활용해 분석대상을 선별, 최근 10년 이내 결혼한 가구 총 1만3864가구(공공임대 입주 가구 1193가구, 민간 임차가구 1만2671가구)의 데이터로 이뤄졌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는 면적에 따른 출산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다고 나타났다.
출산 효과는 공공임대주택 유형과 입주 당시 모(母)의 연령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국민임대의 입주연도의 출산 효과는 4.9% 포인트 증가해 공공임대주택 입주가구 전체 평균 출산효과(4~4.2%p)을 상회했다.
이에 비해 행복주택과 매입임대는 입주 이후 4년이 지난 시점에만 출산확률이 각각 25.4% 포인트, 12.8%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행복주택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유리한 지역에 소규모 면적으로 공급됐는데 협소한 면적으로 출산 계획을 조기 종료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매입임대는 아파트를 선호하는 신혼부부의 특성으로 인해 출산계획을 조기 종료하는 경향이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입주 후 4년이 경과한 표본의 수가 적은 것을 고려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엄마 나이 30~34세 가구, 입주 후 출산 확률 7%대
연령대별로 보면 생애주기상 출산이 가장 활발한 30~34세 가구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입주 후 1~2년 후 출산 확률이 각각 7.3% 포인트, 7.8% 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의 연령이 25~29세, 30~34세인 가구는 입주 연도의 출산확률이 각각 6.8% 포인트, 6.9%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대해 연구진은 “35~39세, 40~44세에서는 유의미한 출산효과가 관측되지 않았다”면서 “생애주기상 출산이 가장 활발한 25~29세, 30~34세 집단에서 공공주택 입주가 실질적인 도움이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공임대주택의 제한적인 출산 효과와 함께 실제 임차가구 대비 자가 소유 신혼부부의 출산 가능성이 더 높은 게 현실이다. 지난달 발표된 2024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주택 소유 부부의 유자녀 비중은 56.6%로 무주택 부부(47.2%)보다 높았다.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 신혼부부는 유자녀 비율은 61.7%로 무주택 부부와 14.5% 이상 차이가 났다.
연구진은 “공공임대주택의 출산 효과는 기대보다는 미미한 수준으로 정책결정자는 임대주택 확대가 출산으로 이어진다는 확증편향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단순히 공공임대주택 공급량 확대에만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는 저출생을 해결할 수 없다”면서 “부부의 출산결정에는 자산효과가 영향을 미쳐 자산가치 변동이 출산패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임대주택 거주 청년·신혼부부 10명 중 6∼7명 “결혼에 도움된다”
공공임대주택이 결혼율과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공공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청년과 신혼부부 10명 중 6∼7명은 ‘임대주택이 결혼과 출산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해 9월 22일 발표한 ‘청년·신혼부부의 저출생 대응 주거 수요’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공공·민간 임대주택 거주 청년 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전체의 43.2%는 ‘결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임대주택 거주 청년과 신혼부부 900명을 대상으로 자녀 출산 계획을 물은 결과, 10.7%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40.1%가 ‘있는 편이 더 낫다’고 답해 전체의 절반 이상이 자녀가 있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주택 거주 청년과 신혼부부들은 출산 시 중요 요인으로 ‘자녀 양육을 위한 경제적인 여유’와 ‘안정적인 주거 마련’을 거론했다. ‘임대주택이 결혼과 출산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 비율은 민간임대주택 거주자보다 공공임대주택 거주자에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이 출산에 도움이 되는 정도에 대한 물음에는 12.5%가 ‘매우 그렇다’, 45.0%가 ‘그렇다’고 답했다. 아울러 공공·민간 임대주택 거주 청년·신혼부부의 76.5%는 ‘결혼을 지원하는 주거지원 정책이 마련되면 결혼 의향이 높아질 것’이라고, 80.9%는 ‘출산 지원책이 마련되면 출산율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각각 답했다.
보고서는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수요를 반영한 공공주택 공급을 지속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